전체 글 (1106) 썸네일형 리스트형 노부부 / 공포 썰 3년 전 여름, 혼자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을 떠났을 때 일이다.기후에 있는 어느 산길을 넘어가고 있었다.방금 전까지 맑은 날씨였는데, 갑자기 빗방울이 뚝뚝 떨어진다.다행히 휴게소인지 주차장인지 비스무리한 곳이 눈에 들어와, 잠시 비도 피할겸 들어섰다.거기에는 주차장, 화장실과 더불어 휴게실 같이 생긴 오두막이 있어, 안에는 테이블과 벤치가 있었다.화장실에서 일을 보는 사이 빗줄기는 잔뜩 거세지고 번개까지 떨어지기 시작했다.언제 비가 그칠지도 모르겠기에, 나는 우비를 꺼내쓰고 상황을 지켜보려 했다.우비를 꺼내려 테이블 위에 가방을 올리고, 뒤적거리며 우비를 꺼냈다.문득 주변을 돌아보니 벤치에 노부부가 앉아있었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없었는데 언제 온거지?조금 당황했지만, 내게는 그보다 폭.. 통증 / 오싹한 무서운 이야기 친구와 만나서 놀다가 밤늦게 집에 오던 날이었습니다.11시 가까이라 그런지 전철 안에 사람들이 거의 없었습니다.자리에 앉아서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는데, 그 상태로 가위에 눌리게 되었습니다.평소에 집에서도 자다가 가위에 잘 눌렸던 터라 크게 당황하지 않고몸을 움직여보려고 하는데, 주위가 보였습니다..분명히 잠들기 전엔 사람들이 있었는데 아무도 없었습니다.혼자 그 칸안에 남겨져있단 생각이 들자 겁이나기 시작했습니다.그때, 맞은편으로 열리는 문에 어떤 한 여자가 기대서있는 것이 보였습니다.사람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내심 안도감이 드는 것도 잠시,저를 불안하게 만드는 건 그녀의 옷차림이었습니다.새빨간. 너무나도 선명한 붉은 색의 투피스에, 그와 맞춘듯한 빨간 하이힐.그리고 허리까지 길게 .. 전화 / 무서운 이야기 이 이야기 역시 제가 예고 시절 겪은 기이한 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당시 저에겐 동갑내기 남자친구가 있었습니다.저는 집에서 그 친구의 연락을 기다리며, 식탁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죠.방과 후 귀가했기에 이미 날은 어둑어둑해지고 있었습니다.평소랑 다른 점이라면 집 안이 이상하리만치 푸르스름했다는 것 정도?하지만 공포 분위기를 좋아하는 저는 그저 좋은 색감이다 싶어 가만히 앉아 있었어요.그 때 남자친구한테 전화가 왔습니다.그런데 세상에, 다짜고짜 저한테 고래고래 화를 내며 장난치지 말라는 겁니다.무슨 얘기인가 자조치종을 물어봤죠.남자친구가 저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제가 받더니 이렇게 말하더라는 겁니다."어... 야, 있잖아... 내가... 꺄아아아아!"말하다가 갑작스레 비명을.. 동굴 / 무서운 이야기 내가 사는 동네에 한 동굴이 있었다.동굴이라고 해도 산속에 있는 게 아니었다.마을 가운데 지나는 철도를 건너기 위해, 건널목이 아니라 그 아래를 굴로 만든 인공굴이었다.어린 시절 누군가에게 듣기로는 일제강점기 시절, 경부선이 지나가면서 만들었다고 한다.그렇게 넓은 굴은 아니었기에, 자동차는 들어갈 생각도 못하고 자전거도 통행금지 안내판이 있을 정도다.게다가 비가 오면 중간중간 비가 새어, 지나갈 때 옷이 젖지 않기 위해선 타이밍 맞춰 새는 곳을 지나가야 하기도 했다.물론 지금은 공사를 해 자동차도 지나갈 정도로 확장되었지만, 이 이야기는 아직 그 동굴이 작았던 무렵, 내가 학생일 때 이야기다.어느날, 친구와 그 동굴을 지나가려 하고 있던 터였다.맞은편에서는 한 할머니가 우리 반대편을 향.. 빡빡산 / 무서운 이야기 제가 중학교 때 일이니 90년대 후반이겠군요.당시 저는 의정부에 살았습니다.평안운수라는 버스회사 뒷쪽에 살았는데, 삼촌댁도 그 근처여서 주말이면 초등학생이던 사촌동생과 어울려 놀았습니다.외삼촌댁에는 조그만 뒷산이 있었는데, 사실 산이라기보단 돌, 모래, 잡풀들 그리고 나무 몇그루로 된 조그만 언덕이였습니다.우리는 그 곳을 "빡빡산" 이라고 부르며 메뚜기, 잠자리도 잡고, 모래썰매도 타며 오랜 시간을 보냈습니다.일종의 자연 놀이터인 셈이었죠.빡빡산을 기준으로 오른편엔 삼촌댁이 있는 주거지역이 있었고, 왼편은 숲이 우거진 산이었습니다.그리고 숲이 우거진 산과 빡빡산 사이에는 동네주민들이 가꿔놓은 텃밭들이 크게 있었습니다.친구들과 사슴벌레 잡으러 갈 때면, 텃밭을 5분정도 가로질러 숲까지 걸어가.. 그림 / 오싹한 무서운 이야기 정년퇴직 후, 할아버지는 취미로 유화를 그렸다.인물화에 풍경화까지 딱히 가리는 것 없이 이런저런 그림을 그리셨다.그림들은 집에서 약간 떨어진 작업장에 장식해뒀고.할아버지 댁에 가면 매번 새로운 그림들을 구경하곤 했다.하지만 그 중 풍경화 한장이, 어릴 때부터 보기 두려웠었다.특별할 것 하나 없는, 산 속을 흐르는 작은 강이 그려진 풍경화다.나무들 사이를 발목 정도 찰 물이 졸졸 흐르고 있는, 어찌보면 마음이 놓이는 그림이다.하지만 내가 무섭다고 느낀 부분이 하나 있었다.할아버지는 기묘하리만치 풍경화에는 사람을 그려넣지 않았다.풍경화에는 풍경만을 담곤 했는데, 이상하게 그 그림에는 앞에서 흘러오는 강 안쪽에, 한 여자가 희미하게 그려져 있었다.할아버지가 지인을 일부러 그렸나 싶기도 했지만.. 도박 / 무서운 이야기 10년 정도 전 이야기다.나는 당시 20대 초반이었는데, 친구 중에는 정말 한심한 녀석이 하나 있었다.일은 할 생각도 않고, 여자한테 들러붙어 기둥서방질이나 하고 사는 놈팽이였다.용돈을 받아서 파칭코나 마작 같은 도박으로 탕진하곤 했다.돈을 주는 여자는 여럿 있는 것 같았다.가끔 게임센터에서 마주치거나 하면 매번 다른 여자를 데리고 있었다.전부 한창 때가 지난, 지쳐보이는 기색의 노래방 아가씨 같은 느낌이었다.어느날, 또 그 녀석과 게임센터에서 마주쳤다.여자를 둘 데리고 슬롯머신을 돌리고 있었다.물장사하는 사람이 입을법한 옷을 입고, 여자 둘은 녀석의 양 옆에 앉아 보고 있을 뿐이었다."그것 참 잘났구만." 하고 생각하며, 인사만 건넸다.잠시 게임을 하다 다른 친구랑 밖에 나와 자판기.. 할아버지 / 무서운 이야기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전쟁 도중 체험한 이야기다.할아버지는 남쪽에서 미군과 전투를 했다는데,운 나쁘게도 열세인 곳에 배치되어 서서히 후퇴하는 나날이 이어졌다고 한다.하지만 그러던 어느날, 마침내 본대 위치가 발각되어 공습이 대대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필사적으로 후방을 향해 도망치는 사이, 동료들은 하나 둘 죽어나갔다.할아버지도 죽음을 각오하고 이동했지만, 하루만 더 가면 안전해질 지점에서 폭탄이 떨어졌단다.정신을 차리니 아군 진영인지, 병사들이 잔뜩 있었다고 한다.강에서 가까운 공터 같은 곳이었는데, 많은 병사들이 뒹굴며 놀고 있어 전장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분위기였다.할아버지는 근처에 있던 위생병에게 자기네 부대는 괜찮은가 물어봤다.[강가 근처에 있을걸?]강가에 가자 대장은 보이지 않.. 이전 1 ··· 3 4 5 6 7 8 9 ··· 13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