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학 다닐 때 이야기니까 벌써 몇년이나 된 일이야.
나는 천안에 있는 대학교에 다녔고 우리학교 앞엔 진짜 큰 호수가 있어.
학생들 대부분이 원룸촌에 사니까 등하교 할때도 호수를 끼고 하고 저녁에 애들끼리 매일 모여서 호수근처 뛰면서 운동도 하고 그랬어.
어느날은 또 친구들하고 운동한다고 만나서 호수를 따라 걷고있는데 못보던 봉고차가 한 대 서있더라고.
봉고차 옆에 지나갈때 차 유리를 보면서 머리 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문득 안에 사람이 있는게 보이더라구?
민망해서 가려는데 옆에 있던 친구가 차 안에 있는 사람이 뭔가 이상하다는거야.
그래서 차 창에 손을 대고 안을 들여다보니까 어떤 거구의 남자가 의자를 뒤로 완전히 제끼고 누워있는데,
하얀셔츠를 입었는데 배쪽에 피가 묻어있고 호스를 입에 물고 있더라고.
그래서 호스가 이어진 부분을 봤더니 뒷자석에 가스통이 있는거야.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금방 경찰이 왔어.
근데 경찰이 신고자 누구냐고 하기에 저희라고 하니까
우리보고 차 문을 열어보래. 잠겼나 확인을 해보라는거야.
달칵달칵-
그래서 우리가 기겁하면서 그걸 저희가 왜 하냐고 멀찍이서 보고있었지.
결국 경찰이 차 문을 열었는데 그 멀리서도 와 냄새가 세상에 그런 냄새는 처음 맡아봤다.
사람피부가 색이 그렇게 초록색인 것도 처음 봤고.
처음엔 가스통에 연결된 호스를 입에 물고있었으니 차 안에서 자살했구나 생각했지.
며칠간 계속 충격적인 장면이 떠올라서 시달렸지만 시간이 지나 괜찮아졌는데 며칠 안 돼서 경찰한테 연락이 왔어.
그 시체가 발견당시 죽은지 일주일이 됐었대.
근데 우리는 그 호수를 매일매일 돌면서 그 날 그 봉고차를 처음 본 거였거든.
그리고 차가 썬팅이 진하게 되어있지도 않고 그 길이 워낙 유동인구가 많아서 절대 일주일동안 그 시체가 발견이 안 될리가 없어.
그러니까 누군가가 살인을 하고 자살로 위장한 다음 호숫가에 차를 갖다 놓은거지..
그 후로 동네 돌아다닐때 무서워서 사람들하고 눈도 못 마주쳤던 기억이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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