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학생~ 미안해요. 놀랐죠?
늦은 밤, 민서는 택시를 잡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저마다 바쁜 일이 있는 것처럼 많은 차들이 지나가지만 민서가 기다리는 빈 택시는 오지 않는다.
“아, 진짜 오늘따라 왜 이렇게 택시가 없는 거야! 빨리 집 가야 하는데.” 참 이상한 날이다.
평소에는 그렇게 잘 잡히던 카카오 택시도, 콜택시도 묵묵부답이다.
‘아, 어쩌지. 엄마한테 데리러 오라고 해야 하나? 아... 아니야! 엄마도 피곤할 텐데. 조금만 더 기다려보고 안 오면 걸어서 가야겠다.’
잠시나마 엄마를 부를까 망설이던 민서는 오늘 아침에도 피곤해보이던 엄마의 얼굴을 떠올리고는 이내 단념하기로 한다.
“아, 진짜 무슨 택시들이 다 씨가 말랐나?!” 그 순간 차 한 대가 민서 앞에 멈춘다.
택시 기사가 자신을 먼저 알아봐주고 멈춘 건가 하고 기뻐하던 것도 잠시였다.
그 차는 택시가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회색의 스타렉스, 우리에게는 봉고차로 더 유명했던 승합차였다. 이윽고 조수석의 창문이 내려가고 한 중년의 아주머니께서 말을 걸었다.
“저기 학생~ 미안해요. 놀랐죠? 다름이 아니라 우리가 길을 좀 묻고 싶어서요.” 멋쩍은 듯 웃으며 말을 꺼낸다.아주머니의 옆으로는 인자하게 생기신 중년의 남자가 웃으면서 고개를 살짝 숙여 같이 인사한다.
“아, 괜찮습니다. 어디로 가시는데요?” 민서가 밝게 웃으며 목적지를 물어본다.
“XX 아파트로 가는 길인데, 이 근처에 아파트 단지가 많아서 그런지 도통 찾기가 어렵네요. 네비까지 먹통이라 이 시간까지 고생하고 있네요. 여기를 몇 바퀴나 돌았는지 몰라요.”
‘어? 내가 지금 여기서 30분 동안 택시 기다리면서 한 번도 이런 차는 못 봤는데... 아닌가? 지나갔었나?’
오매불망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민서는 단 한 번도 이 승합차를 본 기억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아주머니에게 ‘거짓말하지 말라, 나는 한 번도 이 차를 본적이 없다!’라고 따질 수도 없는 일이었다.
결국 민서는 ‘너무 택시에만 집중했구나, 이 승합차가 같은 곳을 몇 바퀴나 돌고 있는 것도 몰랐다니!’라고 생각을 정리했다. 그리고 곤경에 처한 아주머니와 아저씨를 도와드리기로 한다.
“여기서 10분정도 직진하시다 보면 왼쪽 편에 있는 ㅇㅇ 아파트를 보실 수 있을 거예요. 거기서 좌회전을 하고 조금만 더 올라가시면 ㅁㅁ마트라고 보일 텐데. 그 길로 올라가시면 XX 아파트에요.” 민서는 간략하지만 정확한 길 설명을 해주었다.
하지만 아저씨와 아줌마는 서로 몇 번의 눈짓을 교환하더니 이내 곤란하다는 듯 말했다.
“아이고, 학생 어쩌지 아저씨랑 아줌마가 길눈이 어두워서 얘기를 들어도 잘 모르겠네. 혹시 학생이 바쁘지 않다면 차에 타서 길 안내를 좀 해줄 수 있을까?”
그 말을 들은 민서는 잠시 고민하는 듯 턱에 손을 올리고는 몇 번 문질렀다. 이윽고 “네! 어차피 저도 지금 집 가려고 택시 잡는 중이었는데, 택시가 통 안 잡혀서 곤란했거든요. 세경3차 아파트에서 저희 집까지 가까우니깐 안내해 드리고 걸어가면 되겠어요.” 라며 웃으며 얘기했다.
이 얘기를 들은 아줌마랑 아저씨는 서로의 눈을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승합차의 뒷문이 열린다. 마치 학원 승합차에 오르는 느낌을 받은 민서는 미간을 한 번 찌푸리지만 이내 자리를 잡고 앉는다. 그런데 뒤에서 조금은 비릿하고 시큼한 냄새가 올라온다. 민서는 다시 한 번 미간을 찌푸린다.
“아이고 미안해요~ 냄새가 많이 나죠? 우리 아들이랑 며느리 집에 가는데, 우리 며느리가 고등어랑 총각김치를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냄새 안 나게 잘 묶는다고 묶어서 챙겨왔는데도 냄새가 새어나오네요. 조금만 참아줘요~” 아주머니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그나저나...” 처음으로 운전하던 아저씨가 입을 열었다. “젊은 처자가 늦은 시간까지 뭘 하다가 이제야 귀가하는 거야? 부모님이 많이 걱정하시겠어. 일찍 다녀야지. 안 그래도 뉴스 보니까 이 지역에서 요즘 자꾸 택시 기사들만 노려서 범행을 저지르는 놈이 있다던데, 택시기사들이 늦게 다니겠어?”
‘아 그래서 택시가 이렇게나 없었구나! 그나저나 왜 반말이지?’ 민서는 택시가 없던 이유를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에게 거리낌 없이 반말을 하는 아저씨에게 묘한 불쾌함을 느꼈다.
그러나 민서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며 아저씨의 말에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요 며칠 계속 작업하던 일이 있거든요. 그래서 그 작업을 빨리 마무리하고 싶어서 무리하다가 그만 이렇게 늦어버렸어요. 그런데 그 택시 기사님들한테 몹쓸 짓 한다는 놈은 아직 안 잡혔대요? 요즘 정말 택시 타는 일이 제일 힘든 것 같아요. 아무튼 걱정해주셔서 감사합... 아! 여기서 이제 좌회전이에요.” 대답을 하던 민서가 급하게 말했다.
“오케이, 좌회전” 다행히 아저씨는 길을 놓치지 않고 좌회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좌회전 해보니 아까 민서가 말한 것처럼 ㅁㅁ마트가 보였고, XX 아파트라는 안내문이 보였다.
아저씨는 웃음을 머금은 채로 아주머니를 보았고, 아주머니는 끄덕이며 민서에게 박카스 한 병을 건넸다. 박카스를 받은 민서는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며 박카스를 받아들고 가방의 지퍼를 열었다. 필시 박카스를 가방에 넣기 위함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자 아저씨는 목적지인 XX아파트의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면서 얘기했다.
“어른이 주는 건 그 자리에서 먹어야 예의란다. 먹고 난 뒤 쓰레기 처리도 어려울 텐데, 다 마시고 여기에 버리고 가렴.” 아저씨의 이 말을 끝으로 요란하게 울리던 차의 시동이 꺼진다.
동시에 ‘퍽!’하는 소리와 함께 아저씨는 뭔가가 자신의 옆얼굴에 튄 것을 느꼈다.
옆을 보니 어쩐 이유에서인지 아내는 머리에서 피를 쏟아내며 미동도 없이 창문 쪽으로 고꾸라져 있었다. 그것을 본 것도 잠시 왜인지 모르겠지만 자신 역시 조수석의 부인처럼 운전자석 창문과 자신의 머리가 가까워짐을 느꼈다.
이내 머리에서는 뜨거운 무언가가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다. 의식이 점차 멀어진다. 멀어지는 의식의 끝자락에서 아저씨는 민서의 중얼거림을 들을 수 있었다.
“재수 없게 아까부터 왜 반말질이야. 반말질이! 짜증나게! 어, 엄마. 전화를 왜이렇게 안받아~ 엄마 오늘 바빠? 오늘은 두 명이야. 데리러 와요. 아, 여기 XX아파트 cctv는 없어요. 아~ 오늘은 택시가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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