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원이 내가 산 물건들을 스캐너에 찍고 있는동안, 난 바닥을 쳐다보고 있었어.
다른 사람들하고 눈을 마주치는걸 피하는게 불안감을 떨쳐내는 가장 쉬운방법이란걸 알아차렸거든.
그게 왜 내가 항상 밤에만 장을 보는 이유야.
피할 사람이 훨씬 적으니까.
"뭐 더 필요하신건 없으세요?"
그녀는 일상적으로 물었어.
"으-음"
난 바닥을 향해 중얼거렸어.
그 여자 점원의 목소리는 좋아 보였어.
상냥하고 말야.
결국 호기심이 나를 꺾었고, 난 고개를 들어올렸어.
점원의 왼쪽 머리는 완전히 패여있었고, 그의 눈과 오른쪽 귀에선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어.
아마도 교통사고이겠지.
난 재빨리 시선을 바닥을 향해 옮겼어.
토기가 목구멍에서부터 올라오려는게 느껴졌어.
거스름돈을 건네주던 그녀의 손은 갈기갈기 찢겨진 상태라, 무언가를 쥘수 있다는것에 대해 난 그저 놀랐어.
그 여자점원에게 감사인사를 건네고, 난 장본 봉투를 들고 출구를 향해 돌아섰어.
그 순간, 난 상점 입구 앞에서 잡지를 읽고있는 한 남자를 보게 되었어.
그 남자의 얼굴과 손은 마치 캠프 파이어 불속에 떨어진 소세지의 모습이나 다를게 없었어.
타 죽은 사람.
난 다른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어.
하지만 그 곳엔 목 주변에 보랏빛 멍으로 뒤덮힌 한 여자가 있었어.
그녀의 눈은 충혈된채 튀어나와있었어.
목 매 죽은 사람.
난 최대한 빨리 문을 향해 달려나갔어.
차안에 들어와서야 마침내 난 운전대에 머리를 기댄채 숨을 가다듬을수 있었어.
고개를 들어올리자 익숙한 모습이 백미러에 비쳤어.
날라가버린 내 뒷쪽 머리.
총에 맞아 죽은 사람.
왜 도대체 내가 사람들이 어떻게 죽는지 볼수있는 능력을 달라고 빌었던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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