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가위에 잘 눌립니다.
칠 연타.
팔 연타.
십사 연타.
연속적으로 눌린 횟수를 셈하며 친구에게 농담을 건 낼 정도로요.
한번 가위에 눌리면 몸을 움직일 수도 없고. 숨 쉬는 것조차도 불편해집니다.
제가 눌리는 가위는 보통 두 종류로
일단 혈액순환 장애로 생기는 가위입니다.
보통 엄청난 소음과 심장 두근거림. 손발에 저리는 듯한 통증 등을 동반하지요.
보통 눈을 뜨고 사방을 둘러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직 가수면 상태인 그런 가위입니다.
이때는 천천히 손가락에 힘을 줘 움직여보거나 노래가사 같은 것을 외워 정신을 집중시키면 깨어나 집니다.
다른 하나는. 저도 잘 모르겠는 종류로. 가위라는 국어사전적 단어의 뜻이 그대로 실현된 것이라고도 상상할 수 있는 그런 가위입니다.
그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요 근래 아파트로 이사 오고 나서 겪었던 가위입니다.
저희 집 앞에는 아담한 산이 하나 있었습니다.
참 예쁜 산이었을 텐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광주 남구 청은 그 산 비탈을 깎고 큰 길을 내자고 한 모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놈의 산이 생긴 것은 멀쩡한 흙산인데. 사실은 거대한 바위 위에 흙이 쌓여 생긴 산이었던 것이죠.
결국 계획에 없었을 딱따구리 차들이 동원되어 이 엄청나게 큰 덩어리의 바위를 쪼아대기 시작했고
삼익아파트는 소음공해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묘하게도 흙만 퍼낼 땐 조용했던 그 산 앞 작은 임시 도로에서 매일 같이 아저씨들이 싸움을 벌였고
새벽에는 할머니들이 초와 술, 과일을 들고 와 산을 향해 절을 하거나 경문을 외워대셨답니다.
미친 사람이었을까요?
어떤 여자가 깔깔거리며 다 부서진 산 위를 이리저리 뛰어다니기도 하고.
갑자기 내린 폭우에 그 무거운 포크레인이 바윗돌 아래 깔려 박살나기도 하고.
개인적인 생각을 그대로 담아서 말을 하자면 산은 부서지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밤. 잠결에 장구 치는 소리가 들리며 가위에 눌리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깜짝 놀랐지요. 혈액순환 장애로 인해 오는 시끄러운 소음도 아니고.
귀신에 의한 답답하고 추운 느낌도 아닌. 묘한 솔 향이 섞인 장구소리.
왠지 슬픈 느낌이 들어. 저는 가위를 풀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냥 마냥 누워만 있었습니다.
그 다음날. 비슷한 시간. 장구소리는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들려왔고.
잠결에 윗집사람이 한 새벽에 장구를 치나? 라고만 생각하고는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날. 밤. 스산한 바람에 발이 시려 이불을 당기는데 제 침대 발치에 여자가 앉아있더군요.
검은 머리칼에 작은 어깨. 그 여자는 저를 돌아보며 “언니”라고 불렀습니다.
너무나도 친근한 느낌에
“아. 응.”
이라고 대답하자
“부탁할게”
라고 말하고는 마치 달빛에 부서지는 그림자처럼 홀연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마지막 날 밤.
격렬한 장구소리와 함께 이젠 익숙해진 묘한 가위는 다시 저를 찾아와 제 몸을 눌렀습니다.
숨이 막히지도 딱히 공포감이 들지도 않아서 가만히 누워있는데
긴 장발에 진녹색 머리띠를 두른 수려한
'미남자'가 제방에 들어와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저를 돌아보더니 제 발치를 가리키며 조용하고 쓸쓸한 목소리로 제게 말했습니다.
“몹시 춥군요.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거기 옷 좀 집어주시겠습니까?”
저는 멍한 기분으로 발치에 곱게 눕혀져있던 검은 장포를 들어 그에게 건넸고
그는 빙긋 웃어 보이며 그 장포를 걸치고는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렸습니다.
순간
“아. 떠나는 거구나.”
라는 느낌에 눈물이 날것처럼 쓸쓸해지더군요.
별 이유는 없었지만.
저는 그날로 산에 내려가 산의 조각을 하나 주워 제 방 구석에 세워두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제 방은 그날 이후로. 저희 집에서 가장 추운 방으로 변해버렸답니다.
제가 집을 비운 상태에서는 저희 집 식구들 중
저를 뺀 그 누구도 잘 수 없는 음기의 방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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