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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탄 괴담

나폴리탄 - 네가 여기에 왔다는건 / 무서운 이야기

 

뭔가 개뻘짓을 했다는거겠지. 예를 들면 어디선가 본 수상한 오컬트 의식을 따라했다거나,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문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장소에 무단침입했다거나.

 

 

 

이곳에 우연히 들어온 인간은 없어. 아마 앞으로도 없을테고. 만약 네가 정말 우연히 들어왔다면 밑의 서랍을 열면 펜이랑 칼이 있을텐데, 펜을 꺼내 어떤 상황에서 이곳에 오게 됐는지 이 종이에 적어줘. 참고는 할게.

 

 

 

괜히 희망고문하고 싶지 않으니 본론부터 말하자면 네가 여기서 살아서 돌아갈 방법은 없어. 고통없이 죽거나, 고통스럽게 죽거나, 영원히 걔네들의 장난감 신세가 되거나 이런 결말밖에 없지.

 

 

 

근데 네가 그런 뻘짓을 하지 않았다면 여기 올 일도 없었을텐데 누굴 원망하겠어.

 

 

 

하지만 난 걔네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아. 그러니 이렇게 상세히 네가 어떻게 해야 최선의 결말을 맞이할 수 있는지 써둔거니 이 방에서 조용히 하며 이걸 읽어.

 

 

 

걔네, 이 방 내부를 볼 순 없지만 네가 내는 소리를 들을 순 있거든.

 

 

 

 

 

0. 절대 자살하지마. 이곳은 이미 우리의 영역이고, 특수한 방법을 쓰는게 아니면 네 영혼은 죽어서도 여기서 영원히 고통받을 테니까. 자살하면 지옥간다, 이런 단순한 얘기가 아니야. 새겨들어.

 

 

 

 

 

1. 여기로 올때 동행했던 동행자가 네 바로 옆에 있니? 축하해. 넌 운이 좋은 편이야. 지금 당장 네 동료에게도 이걸 보여주며, 암묵적으로 입을 맞춰

 

 

 

당연하지만 말로 해선 안돼. 이걸 쓰면서도 웃기긴 하지만, 걔네들은 멍청한 편이긴 해도 나름 지성과 감정이 있거든

 

 

 

자기들을 기만하려는걸 눈치채면 굉장히 기분 나빠할거고 최악의 결말을 맞게 될거야.

 

 

 

여하튼 입을 맞췄다면 서로를 증오하는 연기를 하며 서랍의 칼로 서로를 찔러. 가능하면 격하고 극적인 전투가 일어나는것 같은 소리가 발생하면 좋아. 걔네가 눈치챌 확률이 줄어드니까.

 

 

 

좀 아프게 죽겠지만, 걔네는 재밌는 광경을 봤다며 너와 네 동행자의 영혼은 굳이 잡지 않고 보내줄거야.

 

 

 

어느 정도 발연기를 하더라도 걔넨 멍청하니 잘 눈치 못채지만, 너무 빨리 끝나버린다면 눈치챈다?

 

 

 

 

 

1-1. 동행자는 있었는데 네 옆에는 없니? 운이 없는 편이네. 일단 칼을 챙기고 밖으로 나가서 네 동행자를 찾아. 근처에 있을거야.

 

 

 

일단 걔네들은 인간으로 변하진 않아. 자존심이 떨어진다나 뭐라나. 네가 여기를 돌아다니며 만나는 인간은 실제 인간이 맞으니 의심하진 않아도 돼.

 

 

 

찾았으면 바로 욕설과 증오에 찬 저주를 내뱉으며 칼을 들고 그 인간에게 달려들어. 그 인간이 실제 네 동행자든 우연히 비슷한 시간대에 떨어진 타인이든 상관 없어.

 

 

 

그 인간도 이 글을 읽었을테고, 눈치가 있으면 너랑 똑같이 할테니까.

 

 

 

아, 나중에는 걔네들이 인형놀이나 변장에도 흥미를 느낄 수 있긴 한데 그때 되면 이 문서는 수정될거야.

 

 

 

 

 

1-2. 동행자가 아예 없었다면 그냥 칼을 챙기고 밖으로 나가. 이걸 자살이나 호신용으로 쓸 수는 없겠지만 없는것보단 낫고

 

 

 

이전 항목에 적힌것처럼 아예 타인을 만날수도 있으니까.

 

 

 

 

 

2. 밖으로 나갔다면 몇몇 적극적인 애들은 너를 찾고 쫒아다닐거야. 뭔 개똥철학이 있는건지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행동하는데 그에 대해 설명할게.

 

 

 

 

 

2-1. 소리에 주의해. 그르르 거리는 소리든, 뭔가 인간의 발소리가 아닌 발소리든 걔네들이 근처에 있으면 분명히 소리가 날거야.

 

 

 

당연히 걔들도 네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네가 내는 소리도 최대한 죽이고.

 

 

 

 

 

2-2. 굳이 외형을 잘 들여다볼 필요는 없어.

 

 

 

걔네들이 취하는 외형은 매번 다른데, 어쩔땐 인간형이고 어쩔땐 이형이야. 근데 내가 쓴거 기억하지? 걔네 절대 인간으로는 안변한다고.

 

 

 

굳이 자세히 볼 필요도 없이 딱 보면 저거 괴물이구나 느낌이 올거야.

 

 

 

 

 

2-3. 한번 들키면 완전히 도망치는건 거의 불가능해.

 

 

 

일단 네가 걔네들에게 발각되었다면, 네가 달리는 속도보다 약간 느리게, 걷는 속도보다는 많이 빠르게 널 쫒을거야. 왜 이러는진 나도 몰라. 네가 물어봐봐야 대답해주지도 않을테고.

 

 

 

물론 너는 계속 달리다보면 지칠테고, 걔들은 아니라 계속 쫒기다 보면 무조건 잡힐 수 밖에 없어.

 

 

 

일단 추격을 뿌리치려면 아무 가정집에나 들어가서 침대 밑이든 장롱이든, 네가 보편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숨을만한 장소에 숨어.

 

 

 

이때 당연히 걔네 눈 앞에서 숨으면 안돼. 거리가 멀다면 상관 없겠지만 가깝다면 문을 잠그든 해서 시간을 벌고 숨어.

 

 

 

걔네, 멍청한건 아니라 네가 숨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즐기고 있는거라 네가 성공적으로 숨었다면 일단 돌아가줄거야. 빠져나오면 다시 쫒겠지만.

 

 

 

 

 

2-4. 빠져나온다면 30초 내로 개활지로 향해.

 

 

 

걔네들은 네가 숨은 곳에서 나온다면 30초 후에 다시 널 쫒을거야. 이게 설명하기 복잡한데, 귀찮으니 간단하게 쓰자면

 

 

 

지나가다가 네 바로 옆에서 튀어나오는 그 녀석들과 마주치는 일이 발생할수도 있으니, 굳이 의문을 표하지 말고 개활지로 가.

 

 

 

걔네는 최대한 룰을 준수해 줄거니까.

 

 

 

 

 

3. 장례식장이나 영안실이 딸린 대형병원으로 향해.

 

 

 

통신은 당연히 안통하지만 네가 가졌을 스마트폰이 먹통이 되거나 하는건 아니고, 지리같은건 살던 곳과 비슷할거야. 아예 똑같다고는 못하겠지만.

 

 

 

지도를 켜든 해서 해당하는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면 한숨 돌려도 돼. 거긴 장의사 아저씨의 영역이라, 걔들이 못가.

 

 

 

장의사 아저씨도 나처럼 걔네를 좀 고까워하는 편이시고 꽤 영향력이 크신 분이라 걔들도 막나가진 못하니까.

 

 

 

이곳이 고통없이 죽을 수 있는 장소 중 하나야. 제일 괜찮은 장소기도 하고.

 

 

 

 

 

3-1. 관을 찾아.

 

 

 

크기는 어지간해선 넉넉한 것들이고, 색상, 종류나 위치는 상관없어. 일단 아무 관이나 찾아 들어가.

 

 

 

그러고 스스로 관 뚜껑을 닫으면 한 1분 후에 발소리가 들릴건데, 이 1분이 이 선택을 무를 마지막 기회다?

 

 

 

만약 그 후에 관 뚜껑을 열고 나오려 하면 장의사 아저씨가 널 버르장머리 없는 놈으로 볼거야.

 

 

 

이렇게 되면 넌 차라리 걔네들에게 잡히는게 나은 결말을 맞게 될거니 조심해.

 

 

 

 

 

3-2. 그리고 기다리면 끝이야.

 

 

 

장의사 아저씨가 널 화로에 집어넣고 가동시킬거야.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 네가 고열을 느낄 새도 없이 완전히 잿더미가 되버릴 테니까.

 

 

 

이렇게 죽음을 맞이했다면 네 영혼만은 본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거야. 그 후에 어떻게 되는진 내 알 바 아니고.

 

 

 

 

 

3-3. 만약 죽는걸 물렀다면 그곳을 나가면 돼.

 

 

 

바로 나갈 필요는 없고, 적당히 1시간 후에 나가면 돼. 장의사 아저씨는 인내심이 넉넉한 편이시니 하루종일 거기 쳐박혀 있는게 아니라면 봐주실거야.

 

 

 

근데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달라지긴 하셔서 나는 1시간을 추천해. 그 정도면 다음 목적지를 설정하기엔 충분하니까.

 

 

 

 

 

4. 위험한 곳으로 향해.

 

 

 

지뢰가 매설된 구역이라던가 주유소라던가 같은, '부주의로 인한 사고사'가 발생할만한 곳이 좋아.

 

 

 

당연히 모르는 척 연기해야하고, 걔들도 보고있으니 지도를 보면서 가는 행위는 추천하지 않아. 처음 여기에 왔을때 머물렀던 방이나 장의사 아저씨가 있던 건물 내부에서 길을 숙지하고 가는걸 추천할게.

 

 

 

그런곳에 도착한다면 계속 부주의한 얼간이 연기를 하며 지뢰를 밟든, 주유소에서 담배를 피우든 해서 사고사가 나면 돼

 

 

 

걔들은 네 멍청함을 비웃겠지만, 장난감으로 삼진 않을거야. 애초에 네가 여기에 왔다는것부터 네가 멍청하다는 증명이기도 하니 너무 기분나빠하진 마?

 

 

 

 

 

5. 정부 청사로 향해

 

 

 

네가 어느 나라 출신일진 나도 알 순 없으니 이렇게 써놨는데, 네가 속한 국가의 대통령, 총리, 왕 같은 수장이 기거하는 곳으로 가면 돼.

 

 

 

그곳에는 우리의 리더님께서 있을텐데, 그 분에게 가능한 당당하게 "난 이곳에서 죽기엔 너무 아까운 인재다" 같은 식으로 말해

 

 

 

그분의 모습은 네가 상상하는 가장 근엄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띌거라 그게 힘들거란건 아는데, 그분은 비굴한 찌질이를 좋아하지 않아.

 

 

 

통했다면 너는 뭔갈 인지하기도 전에 죽을거야. 걱정하진 않아도 돼. 가끔은 장의사 아저씨에게도 개기는 미친놈들도 리더님께는 절대 개길 생각 못하니까.

 

 

 

네 영혼은 너의 세계로 돌아갈거야.

 

 

 

 

 

5-1. 네 나라가 특수한 경우일 경우

 

 

 

요새 보니 입헌군주제라던가, 무정부라던가 그런 경우가 있더라고. 이런 경우는 나도 잘 몰라.

 

 

 

미안하진 않고 잘 찍어봐. 반대로 갔다고 큰일나진 않고 헛고생했을 뿐이니 너무 걱정하진 말고

 

 

 

 

 

6. 끝으로

 

 

 

내가 아는 방법은 이것들이 끝이야. 말했듯 네가 이 공간에 들어온 순간부터 살아 돌아갈 방법은 없고.

 

 

 

이 종이는 서랍 윗쪽에 잘 붙어있지? 사진은 찍어가도 되는데, 혹여나 칼로 긁어서 종이를 떼가거나 하진 마라?

 

 

 

걔들이 보면 나한테 따지러 올거란 말야. 그럼 나도 그 다음부턴 도와줄 수가 없어.

 

 

 

물론 그 시점이면 너는 죽었거나 장난감이 되긴 했겠지만, 다음부터 이곳에 올 사람에게 빅엿을 먹이고 싶다면 그래도 돼.

 

 

 

내가 손해보나? 인간들이 손해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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