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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괴담

마리아나 이야기 / 무서운 썰

 

.

 

하하 어서오시게!

 

이 늙은이의 이야기를 들으러 온 녀석은 오랜만이군.

 

 

 

 

 

그래, 자네가 보는대로,

 

이 몸이 바로 그 전설의 '불사신 마리아나'라네.

 

 

 

 

 

믿지 못하는 얼빠진 표정이구만!

 

 

 

아주 멍청해보여.

 

 

 

 

 

그런 자네를 위해 특별히,

 

이 몸의 전설이 어떻게 시작되었는가부터

 

친절하게 이야기해주도록 하겠네.

 

 

 

 

 

감사한 마음으로 경청하도록 해!

 

 

 

 

 

 

 

 

 

 

 

마리아나라는 이름은 사실

 

내가 직접 붙인 이름이고,

 

부모님이 붙여주신 내 이름은 로버트였어.

 

 

 

 

 

로버트 네스가 내 이름이었지.

 

 

 

 

 

부모님은 날 하느님의 사랑으로 키워주셨지만,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 꼬락서니는 말이 아니었지.

 

 

 

 

 

나무꾼으로 일하시던 아버지,

 

집에서 7명의 아이들을 돌보시던 어머니.

 

 

 

 

 

19세기 말의 미국은 그랬다네.

 

 

 

 

 

남북전쟁이 끝난 후,

 

도시가 개발되며 자본가놈들은 떼돈을 벌었지만,

 

우리 같은 시골 촌뜨기나 노동자들은 점점 가난해져갔어.

 

곳곳에서 자유를 찾은 흑인놈들은 활개를 쳤고 말이야!

 

 

 

 

 

 

 

그래, 어머니는 당신의 아이들에게 변변찮은

 

돼지고기 하나 제대로 먹이지 못한다는 사실에

 

매일 주님께 눈물로 기도를 드렸어.

 

 

 

 

 

아버지는 항상 당신에 비하면

 

한주먹거리도 안 되는 놈들에게

 

굽신거리며 일거리를 찾으러 돌아다녔고 말이야.

 

 

 

 

 

다행히 난 아버지의 튼튼한 몸을 물려받아,

 

근처 또래 악동들 중에서는 누구도 따라올 자가 없었지.

 

 

 

 

 

이미 10대 때에, 근처에서 목에 힘깨나 주고 다니던

 

지미라는 얼간이 건달을 묵사발 내놨으니 말 다했지.

 

 

 

 

 

 

 

 

 

 

 

 

 

 

 

아무튼 난 그런 내 주먹하나만 믿고,

 

가지고 있던 전재산을 털어서 시카고로 향했어.

 

 

 

 

 

애틀랜타의 촌뜨기가 참 출세했어, 안 그래?

 

 

 

 

 

아 시카고, 그 영욕의 도시란!

 

 

 

 

 

여기는 그야말로 나같은 젊은이

 

-당시에는 말이야-에게는 최고의 도시였지.

 

 

 

 

 

낮에는 선물거래소인지 뭔지 하는 곳에서

 

양복을 쫙빼입은 인텔리들이

 

거들먹거리며 일을 하다가,

 

밤에는 바로 뒷골목에서 쇼걸과 창녀들에게

 

돈을 펑펑 써대는 기묘한 곳이었지.

 

 

 

 

 

나는 그 뒷골목에 숨어들어가,

 

나같이 갈 데 없고 가진거라곤 몸뚱이 뿐인

 

겁없는 친구들을 몇 알게 되었어.

 

 

 

 

 

녀석들과 함께 갱단을 만들어서

 

아주 죽을 고생을 했다네.

 

 

 

 

 

아~ 하지만 참으로 좋은 시절이었지

 

참으로 좋은 시절이었어!

 

 

 

 

 

 

 

 

 

 

 

잭 로페즈,

 

애꾸눈 마이클,

 

시칠리아에서 왔다는 얼간이 알렉산드로까지.

 

 

 

 

 

이 몸의 리볼버 앞에 스러져간 악당들은

 

그 수를 헤아릴 수가 없지.

 

 

 

 

 

시카고 뒷골목에서 이 로버트의 이름을 들으면

 

모두가 오줌을 질질 싸면서 꽁무니를 빼더란 말이야.

 

 

 

으하하하-

 

 

 

 

 

 

 

 

 

 

 

 

 

그러다,

 

알 카포네.

 

그놈이 나타나면서 모든 것이 망가져버렸다네.

 

 

 

 

 

시카고를 주름잡던 아일랜드 사나이 딘 오배니언,

 

빈센트 드루치,

 

조지 벅스 모란,

 

그리고 이몸까지,

 

그 나폴리 출신 애송이 놈에게 전부 다 빼앗기고 말았어!

 

 

 

 

 

최후의 전투가 끝나고,

 

난 그놈에게 말했지, 어서 죽이라고.

 

 

 

 

 

그 더러운 기관단총으로

 

이 질긴 목숨을 끝내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거라고 말이야!

 

 

 

 

 

하지만 그 악랄한 난쟁이놈은 날 쉽게 죽여주지 않았어.

 

 

 

 

 

아니, 결국 지금까지도

 

이렇게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으니,

 

최후에는 이몸이 승리한거지만 말이야!

 

 

 

 

 

어쨌거나, 그 난쟁이놈은 나에게 총질을 하지 않았어.

 

 

 

 

 

친절하게도 내 양팔을 밧줄로 튼튼하게 동여매고,

 

종아리까지 들어가는 통에다가 내 양다리를 집어넣더니,

 

거기에 시멘트를 들이부어 버린거야.

 

 

 

 

 

시멘트라니! 알겠나?

 

 

 

 

 

그 망할놈이 마치 날 화분처럼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만들어 놓은거야!

 

 

 

 

 

그렇게 며칠을 잘 말려놓더니,

 

한밤중에 내 얼굴에 자루를 뒤집어 씌워서는

 

어딘가로 한참 데려가더군.

 

 

 

 

 

팔은 묶여서 옴짝달싹도 할 수 없고,

 

다리는 더 단단하게 시멘트에 고정되어 버렸지.

 

 

 

 

 

아주 절망적인 상황이었어.

 

 

 

 

 

그 상태로 몇날 며칠을 달려,

 

드디어 내 얼굴에 씌워졌던 자루가 벗겨졌다네.

 

 

 

 

 

 

 

 

 

 

 

 

 

 

 

 

 

주변은 물이었어!

 

그냥 물 밖에 안보였다고.

 

 

 

 

 

알겠나?

 

 

 

 

 

놈들에게 여기가 어디냐고 물으니,

 

태평양 한가운데 어딘가라고 하더군.

 

 

 

 

 

하! 시카고에서 대서양도 아니고

 

태평양 한복판까지 달려온거야.

 

 

 

 

 

이 로버트님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최후로 남길 말이 없냐는 나폴리 난쟁이 놈의 물음에,

 

난 '엿이나 까잡숴'라는 말을 남겨줬지, 하하!

 

 

 

 

 

아무튼 그놈이 정말로 엿을 까잡쉈는지는 알 길이 없어.

 

 

 

내 말이 끝나자마자,

 

날 태평양 한가운데에 밀어 넣어 버렸으니까.

 

 

 

 

 

자네가 얼마나 세상을 돌아다녀봤는지 모르겠지만,

 

태평양은 정말정말 넓다네.

 

 

 

 

 

그 때의 공포감이란!

 

 

 

 

 

몸부림쳐봤지만 어림도 없었지.

 

몸에서 움직일 수 있는 곳은 묶이지 않은 얼굴 뿐이었어.

 

 

 

 

 

시멘트로 고정된 내 다리의 무게가

 

날 급속도로 깊은 바다로 끌고 들어갔어.

 

 

 

 

 

 

 

 

 

 

 

 

 

 

 

 

 

나는 그 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신에게 간절히 기도했다네.

 

 

 

 

 

마치 어머니가 우리 7남매를 모아놓고

 

매 식사시간마다,

 

자기 전마다 하셨듯이 진심으로 말이야.

 

 

 

 

 

'죽고 싶지 않습니다.'

 

오직 그 생각 뿐이었어.

 

 

 

 

 

기도라곤 40 평생 해본적도 없는 애송이가

 

뭐 얼마나 화려한 언변으로 기도를 했겠나?

 

 

 

 

 

 

 

하지만 바로 그 순간이었어.

 

내 진심이 하늘에 닿은 것일까?

 

 

 

 

 

눈 앞이 새하얗게 물들더니,

 

내 귀에는 세상 그 어떤 것보다

 

거룩한 음성이 들려왔다네.

 

 

 

 

 

'내 아들아, 너의 소원이 무엇이냐?'

 

 

 

 

 

그래, 분명히 그렇게 말했던 것 같아.

 

 

 

 

 

나는 거기에 대고 필사적으로 빌었지.

 

살려달라고, 죽고싶지 않노라고.

 

인생을 끝내기에는 아직 너무 젊다고.

 

 

 

 

 

아마 죽음의 순간이 그런거겠지.

 

몸의 구멍이란 구멍으로 물이 쏟아져 들어오고,

 

 

 

 

 

수압 때문에 누군가가

 

내 몸을 마구 쥐어짜는 느낌이었어.

 

눈알은 충혈되다 못해 터지는 것 같았지.

 

 

 

 

 

폐가 타들어가는 느낌과 함께

 

숨이 넘어가기 바로 직전에,

 

 

 

 

 

'그래, 원하는 대로 이루어주마.'라는

 

거룩한 목소리가 다시 한 번 들려왔어.

 

 

 

 

 

그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난 정신을 잃고 말았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난 바닷속에서 눈을 떴어.

 

 

 

 

 

놀랍게도 숨이 쉬어지더군.

 

 

 

 

 

아니, 공기로 숨을 쉴 필요가 없는

 

무언가가 되어버린 느낌이었어.

 

 

 

 

 

어쩌면 이미 난 인간이 아닌 무언가로

 

진화해버린 걸지도 모르지.

 

 

 

 

 

빛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깊은 바다였는지,

 

사방은 깜깜하고 살랑살랑 물살만 느껴질 뿐이었어.

 

 

 

 

 

그리고 그 순간 난 깨달았다네.

 

 

 

 

 

여전히 밧줄에 팔이 묶인 상태였다는 것을.

 

 

 

 

 

밧줄을 풀어보려고 용을 썼지만,

 

그 질긴놈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네.

 

 

 

 

 

 

 

 

 

 

 

 

 

 

 

 

 

 

 

 

 

 

 

 

 

 

 

 

 

 

 

 

 

아! 우리 젠장할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정말 문자 그대로 날 살려만 주신거야!

 

 

 

 

 

 

 

 

 

밧줄을 끊을 수 있는 괴력을 주거나,

 

아니면 하다못해 어린 시절,

 

따뜻한 어머니의 품속으로 되돌려 주거나 하셨어야지.

 

 

 

 

 

날 태평양바다 한 가운데 던져둔 채로,

 

거기서 정말 숨만 쉬고 살 수 있게 목숨만 붙여두었어.

 

 

 

 

 

서서히 시야가 돌아오고,

 

주변 상황이 눈에 들어왔지.

 

 

 

 

 

끝도 없이 뻗어있는 해초들이 보였어.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물고기들이

 

날 신기한 듯이 쳐다보고 가더군.

 

 

 

 

 

개중에는 날 툭툭 건드리거나,

 

먹이인줄 알고 잡아 먹으려는 놈들도 많았어.

 

 

 

 

 

아! 곰치놈들의 날카로운 이빨은 정말 지독하다네!

 

 

 

 

 

아무튼 그렇게 망할 물고기 놈들한테

 

거의 수십년은 유린당했던 것 같아!

 

 

 

 

 

 

 

이런 실례, 감정이 좀 격해져서 말이야.

 

 

 

 

 

 

 

 

 

흠흠, 아무튼 그렇게 수십년,

 

아니 어쩌면 수백년이었을지도 모르지.

 

 

 

 

 

그 긴 세월이 지나자,

 

마침내 큰 변화가 생겼어.

 

 

 

 

 

그래, 이몸을 묶고 있던 밧줄이 썩어들어갔단 말이야.

 

 

 

 

 

드디어 그 밧줄을 풀어내고,

 

팔이 자유로워진 나의 새로운 모험이 시작되었네!

 

 

 

 

 

주변에 얼씬거리던 놈들을 힘껏

 

-사실 수압때문에 그렇게 힘껏은 아니었네만-

 

두들겨서 쫓아버릴 수 있었지.

 

 

 

 

 

무수히 많은 녀석들과 싸웠어.

 

 

 

마치 애리조나의 낡은 펍에서

 

주먹다짐을 하던 그 시절처럼,

 

나는 또 하나의 전설을 시작하고 있었어.

 

 

 

 

 

그러다 만난 바로 그 녀석!

 

 

 

 

 

톱니이빨 톰!

 

 

 

 

 

사실 톰이라는 이름은 내가 붙인거고,

 

녀석은 그냥 지나가던 백상아리였지.

 

 

 

 

 

그 자식의 날카로운 이빨에,

 

난 팔을 물어뜯기고 말았다네.

 

이제 내 양팔이 왜 없는지 알겠나?

 

 

 

 

 

 

 

아무튼 놈이 내 목덜미를 물어뜯은

 

절체절명의 순간,

 

그 때 난 알게 되었지.

 

 

 

 

 

 

 

우리 거룩하신 하느님 아버지께서,

 

내가 죽음에 이를 수도 있는 상처는

 

절대 만들어질 수 없도록 해주셨다는 걸 말이야.

 

 

 

 

 

녀석은 내 목덜미와 몸뚱이를

 

한참동안 물어 뜯으려 해봤지만,

 

그것은 거대한 어뢰를 물어뜯는 것처럼 소용없는 일이었어.

 

 

 

 

 

 

 

 

 

내 몸은 아주 단단했다고.

 

 

 

 

 

믿겨지나?

 

 

 

 

 

마치 다이아몬드 같이 몸뚱이가 단단했단 말이야.

 

 

 

 

 

이제 팔이 없어서 내가 직접 만져볼수는 없지만.

 

 

 

 

 

자네가 한 번 확인해보겠나?

 

싫으면 할 수 없지.

 

 

 

 

 

어쨌거나 난 뜯겨간 양 팔 대신에,

 

박치기로 그놈을 쫓아냈어.

 

 

 

 

 

그렇게 세상 어떤 전투보다 격렬한 전투가 또 하나 끝났다네.

 

 

 

 

 

 

 

 

 

 

 

그 후로 또 어마어마한 시간이 흘렀지.

 

 

 

 

 

 

 

자네 해류가 뭔지 아나?

 

 

 

 

 

태평양은 표면에서 보이는 파도가 아니라,

 

그것보다 훨씬 큰 해류가 빙빙 돌아가고 있다네.

 

 

 

 

 

난 그 거대한 힘에 휩쓸려 이리저리 세상을 떠돌아 다녔지.

 

 

 

 

 

 

 

아- 내가 발견한 것들을 자네는 믿지 못할거야!

 

 

 

 

 

가라앉은 무역선에서 발견한 어마어마한 금화들

 

 

 

 

 

사람의 얼굴을 한 물고기

 

 

 

 

 

물의 도시 아틀란티스

 

 

 

 

 

그 어떤 도감에서도 보지 못한 신기한 해양 생물들

 

 

 

 

 

그리고 내 팔을 뺏아간 톰만큼이나 잔혹한 학살자들,

 

-주로 범고래 같은 놈들이었지-

 

그들과의 치열한 사투!

 

 

 

 

 

시카고 절름발이 놈들과의 전투는

 

그야말로 새발의 피 수준이었지!

 

와하하하-

 

 

 

 

 

내가 지금까지 태평양 바닷속에서

 

보고 겪은 것들을 학계에 발표하면,

 

아마 세상이 뒤집어질거야.

 

 

 

 

 

 

 

왜 발표 안하고 있느냐고?

 

 

 

딱 보면 모르냐?

 

 

 

이 멍청한 녀석 같으니.

 

 

 

 

 

 

 

 

 

아무튼 그렇게 어마어마한 시간을 보내고,

 

해류를 따라 흘러흘러

 

마침내 빛도 해류의 흐름도 없는

 

마리아나 해구에 도달했을 때,

 

 

 

 

 

나는 정했지,

 

이 몸은 이제 불사신 Mr.마리아나로 다시 태어났노라고!

 

 

 

 

 

 

 

 

 

 

 

아무튼 그래서…

 

 

 

 

 

 

 

어이 이봐, 벌써 가는게야?

 

 

 

 

 

 

 

이제부터 시작이야.

 

 

 

 

 

 

 

아직 못해준 이야기가 산더미 같다고!

 

 

 

 

 

 

 

하긴 그래, 자네도 먹고 살아야겠지.

 

 

 

 

 

 

 

이야기 즐거웠다네.

 

 

 

 

 

 

 

다음에도 시간되면 종종 찾아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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