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그게 보인다 딱히 귀신은 아니고, 뭐랄까 흔히들 말하는 '검은 그림자'가 가끔 보인다
고3때 한참 가위에 시달리고나서 부터 더 잘보이게되었는데 군대에서 절정을 맞았다
일이등병때 선임이랑 근무를 서게되면 무조건 재밌는 이야깃거리를 챙겨가야됐다
주로 하는 이야기는 연애담, 야한얘기였지만 모쏠오징어에겐 그런건 없고,
그냥 인터넷에서 주워들은 게임스토리나 무서운 이야기등을 외워두었다가 얘기해주곤했다
하지만 허구언날 서는 근무에 준비해둔 이야기는 순식간에 동이났고 결국 비밀로 하고있단 경험담을 풀어버렸다
비밀로했던 이유는, 살면서 검은 그림자니 귀신이니 하는걸 자주 봤지만
그게 딱히 나에게 관심을 갖지 않고 그냥 지나다닐뿐이었고
나도 그것이 보이지만 안보이는척 알지만 모르는척 하면서 지냈기때문에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길 꺼려했던것이다
그러나 선임의 명령은 절대적, 결국 군대서 경험한 몇가지 썰을 풀었고
그것에 관심을 갖자 그것도 나에게 관심을 보였다
처음엔 단순한 목격담만 얘기했었다
본인의 부대는 뒤에는 산이고 앞에는 하천이 흐르는 지대에 부대에서 유일한 출구는 하천을 가로지르는 5m 쯤 되는 철제 다리뿐이고 그곳에 철문과 위병소를 설치하고 그곳에서 근무를 섰다
그런데 야간 위병소 근무를 설때마다 느끼는건데 그 다리를 통해 부대밖으로 나가는 그림자는 자주 봤어도 부대 안으로 들어오는 그림자는 본적이 없다
가끔 보면 검은 구름이 지나가듯 은근슬쩍 나가거나 고양이처럼 잽싸게 튀어나가거나 했다
또 가끔 검은 다리가 터벅터벅 걸어나가거나 방탄모처럼 생긴게 위병소 벽에 기댄것처럼 걸려있다가 사라지거나 했다
저 멀리 늙은 은행나무 큰가지에 걸터앉아있는 모습으로 다리만 까딱이는것도 본적있는데 자주 보이진 않았고 양손을 올리고 넓은 연병장에서 폴짝거리는것도 가끔 보였다
아 그것과 별개로 은빛털을 가진 여우가 연병장을 가로지르다가 스르르 하늘로 달려올라가다가 구름 흩어지듯 사라지거나 은색 길쭉한 막대기가 연병장을 오가다가 흐려지는것도 보긴 했는데 어쨋건 저쨋건 이런건 별로 무서울게 아니었다
예전부터 봐왔었고 딱히 내게 해코지하는것도 아니니까 정체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야생동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사회때보다 군대에서 더선명히 자주 보이긴했지만 별로 신경쓰이진 않았다
하지만 이런 얘기들을 주변에 자주 해주니까 모른척으로 일관했던 그것들에 관심이 더 가게됬고 예전엔 보이면보이는거고 안보이면 마는거고라는 태도였지만 주변의 성원과 질문에 직접 있을만한 곳을 찾아보게되고 관심가지게 되었는데 그게 화근이었던것 같다
내가 그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자 그것도 내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시작은 위병소였다
"정지정지정지 손들어 움직어면쏜..?"
간혹 당직사관이 위병소 순찰을 오기때문에 당시 부사수였던 나는 선임과 반대방향인 부대막사쪽 창문이 있는쪽을 향해 보고있었고 그 창문에서 누군가 얼굴을 쓱 내밀길레 빠릿빠릿하게 문을 박차고 나가며 외쳤다
사수였던 선임도 상황을 눈치챘는지 바로 따라서 뛰쳐나왔는데 주변엔 아무도 없었다.
사수와 위병조장은(병사) 헛것을 본거라고 너무 힘빼지말라고 어깨한번 두드리고 다시 들어갔고 나도 평소에 보던 검은 그림자겠거니 하고 위병소로 다시 들어갔다.
물론 그땐 아직 뭔가 잘못됬다는걸 느끼지 못했다. 피곤해서, 민감해서 늘 보던것 보고 놀랐다고 생각했을뿐이였다.
그리고 근무가 끝나고 침대에 누웠을때 나는 등골이 오싹했다.
그것은 분명, 평소처럼 지나가거나, 그냥 거기 있거나 한게 아니라 무언가를 찾는듯 창문을 슥 들여다보고 사라진게 분명했다.
그리고 몇일뒤 그것은 내게 좀더 가까이 다가왔다.
역시나 위병소였고, 평소엔 그저 연병장이나 멀리 수송부에서 왔다갔다 할뿐이었던 그것은 위병소 창문까지 오더니 마침내 위병소 안까지 들어왔다
같은 벽에 기대어 그다지 짬차이가 별로 안나는 사수랑 이야기하고있었다
근데 사수 너머에 누군가 또 벽에 기대고있는게 아닌가?
고개를 쭉 내밀어 너머를 보니까, 머리가 비정상적으로 큰 대머리 꼬마가 팔을 쭉 늘어트린체로 벽에 기대고있었다.
시선은 앞을 보고있었는데 눈은 구별되지 않았다.
티비에서 보는 창백한 귀신같은건 아니었고 전체적으로 흑백그림 보듯이 거뭇거뭇한 안개같았다.
침을 꼴깍 삼키고 고개를 돌려 바깥을 봤다. 늘 그렇듯 그것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계속 쳐다보지 않으면 사라질것이라 믿으며.
다행이 믿음은 맞았고, 난 뭔가 잘못됬다는걸 이제서야 느끼기 시작하고 더이상 무서운 얘기를 꺼내지 않기로 다짐했다.
하지만 다짐이 다 그렇듯 몇개월 아무일 없이 지나가자 별일있겠어? 싶은 마음이 들었을때가 상병 꺾였을때쯤 이었다.
이젠 제법 짬도 되서 위병소 사수를 서는데 부사수들이 하나같이 하는 이야기가 재미가 없던것이다.
안되겠다 싶어 눈물좀 쏙 빼놔야지 싶어 지금까지 비밀로했던 무서운 이야기를 열심히 풀었다
그리고 다시 그것을 만난곳은, 부대 막사였다.
밤늦게, 새벽에 혼자. 뭐 이런상황도 아니었고
늘 그렇듯 밥먹고 운동하고 씻으러 가자! 하고 동기들끼리 샤워바구니 들고 샤워장에 들어갔다.
사람도 북적북적한 편이고 샤워실이 멀리 떨어진것도 아니라
맞은편에 생활관이 있는 복도 한가운데 있었고 평소 일과처럼
그날도 평범하게 샤워하려고 나무로된 샤워 캐비넷을 열었다.
우리 캐비넷은 좀 작은편인데, 사회에서 불가마사우나 같은데 가면 신발 넣을만한 작은 정사각형의 나무 사물함이다.
그리고 그곳을 딱 열었는데, 그 안에 어린 꼬마가 손으로 얼굴을 받친채 싱글싱글 웃고있었다.
분명 웃고있었다
살면서 한번도 눈코입이 구분될 정도로 뚜렷하거나 가까이서 본적이 없었는데 그건 분명히 웃고있었고, 어린 꼬마였고 매우 소름끼쳤다. 바로 문을 닫아버렸고 아무 말 없이 씻었는데, 그때 그 웃음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다음은 화장실이었다. 몇일전부터 소변기 한칸이 막힌건지 물이 안내려가고 자꾸 넘쳐 고치기 전까지 쓰지 말라고 테이프로 감아놓고 A4용지로 경고문구도 써넣어서 문에서 제일 가까웠던 그 소변기는 아무도 쓰지 않았다.
그런데 뭐가 잘못된건지 그 소변기 바로아래 타일이 들리는것이다.
물이라도 고인건지 그 타일을 밟으면 물이 치덥거리는 소리가 났고 타일이 깨질까봐 그 타일도 못밟게했다.
그러던 어느날 새벽에 매운라면 먹고 물을 열심히 들이켜서 그런지 화장실이 급해서 안경만 겨우 쓰고 화장실로 나갔다.
어차피 불침번 근무자도 왔다갔다하고, 화장실은 자살문제로 불도 환하고 한두번 가본곳도 아니기 때문에 인상을 찌푸리며 들어갔는데 그만 망가진 그 타일을 밟았더니 프싯 하는 기분나쁜 소리가 들렸다.
괸히 찝찝했지만 깨지진 않았으니까 다행이라 생각하고 소변기에 붙어 소변을 봤다.
소변을 보려면 소변기에 바짝 붙게되고 시선 처리가 마땅치 않다.
천장도 잠깐 봤다가 벨브에서 물새어나오는것도 잠깐 봤다가 바깥 창문도 봤다가 무심코 망가진 그 소변기를 봤는데 한 소녀가 서있었다. 연한 주홍색 풍성한 스커트를 입고있었는데 표정은 몹시 침울해보였다.
망가진 그 타일에 정확히 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올라서서 망가진 소변기를 내려다보고있었고 팔은 없었다.
얼굴도 새하얗고 각져있었는데 중세 유화그림 같이 생겼다.
너무 놀라 목을 경직시키며 앞을 쳐다보았는데 왠지 그 소녀가 이쪽을 보는것같아 더 소름끼쳤다.
부랴부랴 옷을 추슬렀을땐 소녀는 이미 없어져있었고 이 얘기는 차마 아무에게도 할수없었다.
그랬는데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않았는데 그것은 막사내 생활관까지 찾아왔다.
생활관 애들이야 다들 한가닥 하는애들이고 쌩쌩한 군인들이 자는곳이라 그런지 가끔 가위가 눌려도 특별히 보이는것 없이 몸만 경직됬었기 때문에 생활관 내에는 아무것도 없다는걸 확신하고있어서 아무 의심도 안했는데.
어느날 근무가 끝나고 장구류를 벗고 군복 버클을 풀고있는데 군복 버클은 구멍에 거는 형식이 아니라 양복벨트처럼 쇠박대가 당겨지며 잡아지는 형식인데 아주 단순하게 만들어져있어서 그 쇠막대가 달그락 거리면 굉장히 신경거슬린다
이건 군필자면 대부분 알텐데, 그 달그닥 거리는 소리가 잠결에 들으면 상당히 빢치기 때문에 동기를 배려해서 새벽에 환복할땐 그 버클을 잡고 벗는다
근데 미안하게도 깜박하고 안잡고 벗는 바람에 버클이 열심히 달그닥거리자 옆 침대에서 침낭 뒤집어쓰고 자고있던 동기가 옆으로 돌아눕는것이었다
물론 새벽에 연한 취침등에 의지해서 본거라 동기 얼굴이 확실히 보인건 아니지만 그 친구는 덩치도 컸고 침낭을 뒤집어 쓰고있어서 돌아누웠다는건 확실히 알수있었다.
좀 미안해서 벗은 군복은 정리도 안하고 대충 쑤셔넣고 물 한잔 마시러 밖에 나왔는데 그 돌아누웠다는 동기가 세탁실에서 세탁물을 들고 나오고있었다.
"야..너..?"
같이 들어갔을땐 그 침낭엔 아무도 없었다. 그후로 다시는 무서운 얘기를 입밖에 꺼내지도 않았고 뭘 본다느니 하는 말도 절대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다
그것엔 관심조차 두지 않았고 어쩌다 그게 보이더라도 철저히 무시하면서 지냈다
아쉽?게도 그후로 무언가 본적은 없었다.
경고의 메세지가 확실히 받아졌다고 생각한건지 어쨋는지 더이상 그것은 내게 관심을 두지 않았고 예전처럼 연병장에서 뛰놀거나 위병소를 나가거나 발을 까딱거리거나 그러기만 했다
그제서야 나는 안심할수있었고 무사히 전역한 후에도 가끔 그것이 보여도 절대 관심을 두지 않고있다.
p.s 장난반 진담반으로 선임들이 군대내 괴담 명소로 대려가서 "야 여기 뭐 안보이냐?"하면서 묻곤했는데 진짜로 뭐가 보이거나 한적은 한번도 없었다. 누가 목을메단 나무라느니 버려진 위병소에 위병근무자가 교대한다느니 저기 바위에 핏자국은 누구의 것이라느니 이런저런 괴담이 있는곳에 지날때마다 뭐가 없냐고 물어봤는데 그런 곳일수록 더 별볼것 없었고 도리어 위병소 건물 돌 틈새라던가 텅빈 연병장 한복판이나 창문 문틀같이 절대 뭔가 있을꺼라고는 상상도 안하던곳에 더 자주 출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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