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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괴담

두꺼비 총각 / 무서운 이야기

삿갓을 눌러쓴 채 흰도포를 휘날리며 마을로 들어선 사내가

 

맑은 물이 유유자적 흐르는 고즈넉한 풍경을 하나뿐인 눈에 담으며 감탄하고 있었다.

 

한쪽눈에 안대를 차고, 스스로를 외눈박 이라 칭하는 그 사내가 내뿜는 신비한 분위기도 심상치 않았으나

 

그가 바라보고 있는 마을의 절경에 비할 바는 아닌 듯 보였다.

 

“거참 이리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은 오랜만일세.”

 

외눈박은 충분히 시간을 들여 뒷산에서 시작되어 마을 외곽을 휘감아 흐르는 맑디맑은 시냇물을 감상하고는

 

천천히 물가로 다가갔다.

 

산의 청명한 기운으로 차갑게 식혀진 물에 발을 담그자

 

오랜 걸음으로 퉁퉁 부은 외눈박의 발을 기분좋게 간지럽히며 피로를 풀어주었다.

 

한층 여유로워진 외눈박이 주변을 둘러보니

 

빨랫거리를 두들겨대는 아낙들과 땀 식히러 나온 청년무리.

 

그리고 물장구치는 아이들까지.

 

이 맑은물이 마을의 젖줄이나 다름없음이 확실해 보였다.

 

 

 

 

“맑은 물. 그래. 물이라면 또 좋은 이야기가 있지.”

 

외눈박은 자리에서 일어나 ‘큼큼’ 하고 목을 가다듬고는 주변에 있는 이들이 다 들리도록 소리쳤다.

 

“안녕하시오! 이야기 찾아 전국 팔도 두루두루 헤집고 다니는 외눈박 이라고 하오.

 

외눈박이 말고 외눈박. 내가 박가니 그렇게 부르시오.

 

내 이야기꾼답게 이 물 맑은 마을에서 재미난 이야기를 풀어보자 하니

 

이따 해지기 전 저 커다란 버드나무 아래로 마실들 나오시오.

 

이야기가 마음에 드시면 돈 몇푼 쥐어주면 좋고.

 

아쉬운 대로 먹을거 조금 챙겨줘도 좋고.

 

그것도 아니면 그냥 손뼉이나 좀 치는걸로도 충분하니

 

여기저기 입소문 좀 내어 사람들 좀 모아주시오.

 

세상 듣도보도 못한 기이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게요.”

 

마을에 별다른 구경거리가 없어서인지 아니면 외눈박의 말재주가 좋아서인지

 

잠시 후 버드나무 아래에는 제법 많은 이들이 외눈박을 가운데 두고 자리를 잡았다.

 

누군가가 쥐어준 술 한 대접으로 목을 축인 외눈박은 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내 전국 방방곳곳 안가본 적이 없는 사람인데 이리 물 맑은 고을은 또 오랜만이요.

 

못해도 이 조선땅에서 세손가락 안에는 너끈히 들만한 곳이니, 내 그걸 칭찬안하고 넘어갈 수가 있어야지.

 

물이 맑으니 여기 아이들도 튼튼해 뵈고 아낙들 피부도 뽀얀 것이,

 

내 여기 사람이었다면 누구에게든 자랑하지 않고는 못 배길 것 같소이다.”

 

외눈박의 말대로 마을 사람들은 물 맑은 이곳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는지 저마다 자랑스레 고개를 끄덕여 보았다.

 

“해서 이 외눈 아재가 딱 좋은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하오.

 

자, 이 이야기는 저 산넘고 들질러 멀고 먼 마을.

 

물 좋기로는 이 마을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계곡마을 연못에 살던 두꺼비총각에 대한 이야기요.”

 

 

 

 

그 계곡마을은 이름 그대로 계곡 사이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산의 정기를 가득 담은 연못에서 내려온 물이 어찌나 맑고 시원한지

 

그 물을 먹고 사는 마을 이들은 여든이 다된 노인도 얼굴에 주름 하나 없고,

 

아이들 놀다가 무릎에 난 생채기도 해가 두 번 뜨기도 전에 싹 나아 버렸다고 하지.

 

정기가 가득한 산답게 그 연못에는 영물 한 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그게 바로 두꺼비 총각이었소.

 

한낱 미물이었던 두꺼비가 정기를 받고 100년을 넘게 수행해서 영물이 된 것이지.

 

송아지만한 두꺼비가 보기엔 좀 그렇긴 해도 영물은 영물인지라

 

연못 바닥에 턱 자리 잡고 앉아서는 물이 탁해지지 않게 하고

 

홍수도 가뭄도 막아줘서 마을이 평안했던 게지.

 

그걸 알고 마을에서도 두꺼비 총각에게 해마다 공물을 바치곤 했소.

 

그렇게 두꺼비 총각은 마을 사람들과 공생하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것이었지.

 

하지만 그런 이야기라면 내 꺼내지도 않았을거 아니오.

 

뭔가 사단이 나도 났으니까 이야기가 되겠지?

 

자 그럼 무슨 사단이 났느냐?

 

그 마을 이장이란 작자가 욕심에 눈이 멀어 영물인 두꺼비 총각을 사냥하겠다 나선것이오.

 

슬슬 나이 때문에 몸에 기력이 빠지기 시작한 이장은

 

어디선가 영물을 푹 고아 먹으면 불로장생 할 수 있다는 헛소문을 들어서는

 

두꺼비 총각을 잡겠다고 마을 장정들을 모아다가 연못으로 몰려간 것이지.

 

물이 맑아 흉년 질 일없이 풍족하게 재물을 쌓아놨으니 사람 쓰는건 그리 어렵지 않았을테고,

 

밥 곪을 일이 없었으니 영물이 마을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잊었던 게지.

 

두꺼비 총각은 연못 바닥에서 평화롭게 수양을 하다가 자기를 잡겠다고 눈에 불을켠 사람들을 보고 적지 않게 놀랐을게요.

 

연못 바닥을 이 잡듯이 뒤지는 통에 가만히 숨어있을 수도 없었지.

 

‘물을 두드리고 발을 굴러 꾀어내라! 산짐승도 아니고 고작 두꺼비다.

 

겁내지 말고 끄집어내서 잡아라! 연못 밖으로 끌고 나와라!’

 

이장이 소리치면서 점점 두꺼비 총각을 에워 싸갔지.

 

두꺼비 총각은 사람들을 해치고 싶지 않았지만 이대로 잡힐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

 

신통력으로 물보라를 만들어서는 사람들을 연못 밖으로 밀어내었소.

 

그때 물러났으면 좋으련만 이장이란 작자는 그 정도로 포기할 인물이 아니었지.

 

그래서 이번엔 곱절은 되는 장정들에게 죽창이며 몽둥이를 쥐어주고는 연못속에 밀어넣어 버린게요.

 

신통력으로 기운이 빠진 두꺼비 총각은 창으로 강바닥을 찌르고 몽둥이를 휘두르는 장정들에게 모질게 얻어맞고는

 

피를 절절 흘리며 꼼짝도 못하고 물 밖으로 잡혀 나갔소.

 

‘아 백년을 넘게 수행을 한 이몸이 고작 보양식이 되어 죽는구나.

 

인간들을 가여워 하며 열심히 도왔건만 결국 미물만도 못하게 죽는구나.’

 

두꺼비 총각은 서러워하며 호탕하게 웃는 이장 앞에 널부러졌지.

 

이제 당장이라도 두꺼비 총각 대가리에 칼이 내리 쳐질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두꺼비 총각 몸에 새까만 기운이 어른어른 거리더니만,

 

별안간 호랑이 같은 울음을 길게 뱉어내는게 아니겠소.

 

이게 어떻게된 일이겠소?

 

자 다들 아시는줄 모르겠지만 미물은 기운 좋은 곳에서 정진하면 영물이 될 수 있고.

 

그 영물이 또 수양을 잘 마치면 신수가 되어 승천을 하는데,

 

수양 중 마음이 흐트러 지기라도 하면 요괴가 될수도 있는 거였지.

 

두꺼비 총각은 본디 선한 영물이었지만 이리 배신을 당하고 죽이겠다 나서는 이들 덕에 요괴가 되어버린 거요.

 

조금 큰 두꺼비일 뿐이었던 두꺼비 총각은

 

요괴가 되어서는 피부도 새까매 지고 사람마냥 두발로 서서 길고 날카로워진 발톱을 휘둘렀지.

 

고작 시골 마을 장정들이 상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소.

 

사람들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는 달음질쳐 달아났지만 이미 때는 늦었지.

 

자신을 괴롭히던 장정들을 전부 찢어발기고 이장을 한입에 꿀떡 삼키고 나서야 연못으로 돌아갔소.

 

요괴가 된 두꺼비 총각 덕에 연못은 독기로 물들었고, 당연히 마을은 풍족함을 잃었소.

 

얼마가지않아 마을 사람들은 모두 병들어 죽거나 다른 곳으로 도망쳤고

 

연못은 독기가 가득해져 그 산의 기운을 전부 탁하게 물들여서는

 

산짐승은 물론 영물들까지 다 요괴로 변해 버리고 말았지.

 

고작 한 인간의 욕심 때문에 신선놀음도 함직 한 좋은 곳이 요괴 소굴이 되어버린 거요.

 

 

 

잠시 말을 멈춘 외눈박이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어보이자,

 

열심히 이야기를 듣던 마을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서는 마을의 자랑거리인 맑은 냇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외눈박 역시 한동안 그들처럼 가만히 물길을 주시하다가 이야기를 마무리 했다.

 

“비단 영물이나 물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그럴것이 외다.

 

자연이란 것은 우리가 해를 가하지 않는 이상 한없이 베풀어 줄게요.

 

거기에 감사하고 또 감사해야지.

 

욕심을 이기지 못해 더 큰 것을 원하고 빼앗으려 든다면 전부 잃고 말거요.

 

이 마을의 맑은 기운은 여기 있는 모두에게 주는 선물이니

 

언제나 감사하고 또 필요한 만큼 누리시오.

 

계곡 마을의 비극. 두꺼비 총각의 비극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되오.

 

자 그럼 이 외눈박의 이야기는 이걸로 마치겠소이다.”

 

꽤나 감명이 깊었는지 마을 사람들의 손뼉 소리가 한동안 이어졌고

 

저마다 이야기 값으로 먹을거리나 돈 따위를 외눈박에게 내밀었다.

 

“그 두꺼비 총각은 어떻게 되었소?”

 

누군가의 질문에 외눈박은 안대를 슬쩍 만지며 대답했다.

 

“요괴들의 소문을 듣고 찾아온 조선 제일의 요괴 사냥꾼에게 성불 당했지.

 

솜씨 좋은 요괴 사냥꾼이라 본디 선한 두꺼비 총각은 지옥에 가는 대신

 

미물로 다시 태어나 물 맑은 어딘가에서 다시금 신수가 되기 위한 수양을 하고 있을거요.

 

아, 그래. 그게 이곳일지도 모르지.

 

내 이리도 물 맑고 기운 좋은 고을은 오랜만이라 하지 않았소.”

 

하면서 껄껄 웃어넘기는 외눈박을 보며 사람들은 만족스러운 이야기를 들었다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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