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나의 할머니 얘기가 하고 싶어졌다. 이유는 모르겠다..
비가 한바탕 왔더니 아무나 붙잡고 얘기하고 싶은데 말할 사람도 없고.. 내가 좀 외로운가? 젠장 난 오유인이지..
나에겐 두분의 할머니가 있다.. 하긴 놀랄일도 아니다.
옛날에는 많이들 그랬다. 남자는 먹고 살만하면 첩을 두고 살곤 했잖은가,,
친할머니는 조강지처셨고 첩으로 들어오신 분이 둘째할머니..
나는 어렸을때 작은 할머니라 부르는 이렇게 두분이 계셨다.
나는 오늘 나의 작은 할머니 얘기를 하고 싶다.
작은 할머니는 나주의 영산포인근에서 알아주는 무당이셨다.
지금이야 방조제가 생긴 뒤 맛이 갔지만 그 당시 영산포는 호남에서 경제적으로 손에 꼽는 곳이었다.
그 번화했던 곳에서 가장 유명한 무당이셨다.
그런 할머니가 일개 농사꾼의 둘째 부인으로 들어오다니.. 사람일은 참 알 수가 없나보다..
우리할머니는 아들만 6형제를 낳으셨고 작은 할머니는 슬하에 자녀가 딸하나였는데 내가 고모라 불러야할 그분은 일찍 돌아가셨다.
그래서인지 할머니는 입버릇처럼 당신을 박복한 년이라고 부르셨다.
둘째할머니, 편의상 작은할머니라고 부르는 그분은 일찍 자식을 잃어서인지 아이들을 참 좋아하셨다.
하지만 아버지 형제들과 손자 손녀들은 모두 그분을 싫어했다. 나를 제외하고..
나는 그분이 좋았다. 이유는 모르겠다..
나는 할머니가 시장가서 몇개 사오신 눈깔사탕을 좋아했고 모르게 말려두신 곶감이 좋았다..
아니 그보단 할머니 옷자락에 베인 그 어떤 묘한 냄새가 있었다. 그 냄새가 뭔지 알 수 없다.
몇년전 여자친구와 재미삼아간 점집에서도 그 냄새와 같은 것은 찾을 수가 없었다.
아무튼 그 분은 내게 거는 기대치가 참 많았다.
그 어린 꼬마에게 해야 할 일 삼가야할 일을 항상 얘기해 주셨다.
그건 도덕적인 교훈은 아니었다.
이를테면 착하게 살아라 인사잘해라 같은것은 아니었고 네 팔자는 이러이러하니 이런것을 하는게 좋다.
나중에 커서 이런일이 있거든 이렇게 하거라와 같은 보통 무속인들이 일러주는 말이었다.
그후 아버지를 따라 광주로 이사 온 나는 몇해 지나서 그분은 돌아갸셨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분의 장례식에 가고 싶었지만 갈 수 없었다. 가고 싶다고 갈 수 있겠는가? 부모님조차 가지 않으셨으니까
그 후 작은 할머니의 기억은 내 머릿속에서 지워졌다.
그뒤 대학을 들어가고 여자를 사귀었다. 처음해보는 연애 진심으로 사랑했다..
다시 그만큼을 사랑할 수 있을지 자신없다. 첫사랑이라는게 그런건가 보다
그 날도 어김없이 여자친구를 기다리고 있는 오후에 어디선가 익숙한 냄새가 났다.
순간 뒷덜미가 뜨끔해졌다. 작은 할머니 냄새.. 그리고 그 분은 보라색 옷을 입고 있었다.
보라색저고리가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그런데 할머니는 예전얼굴이 아니었다.
무슨말이냐면 얼굴은 다른데 냄새만 같은 보라색 옷을 입은 할머니..
대뜸 나에게 물어보셨다. 나를 알아 보겠냐고.. 나는 알아본다 하였다. 할머니 손을 잡아보았다.
이런.. 할머니는 살아있는 사람이었다.. 왜 다른 사람의 얼굴인지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안다고 했다..
할머니는 나에게 대뜸 여자가 죽어야 니가 산다고 했다.
여자친구가 주변사람들의 희생을 통해서 생을 유지하는 팔자라했다. 부모형제 다 나가 떨어지고 혼자 남으면 죽을 팔자라고 했다.
죽기 싫으면 멀리 떨어지라고..
나는 겁쟁이다. 사랑하면 그녀를 위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야하는데 그 말에 겁먹고 나서는 여자친구를 멀리 하고 싶었다.
하긴 나는 그정도 밖에 안되는 인간이니까..
지금생각해보면 여자친구는 몸이 약하다며 약을 엄청 먹었다.
뭐 이것저것 캐묻는 성격은 아니라 물어보진 않았지만 알약이 6~7종류정도 되었던것 같다.
병원에서 받아오는 흰 봉지에 들어있는 그런 거 있잖은가!!
할머니가 신신당부하던 그날 오후 그 짧은 대화를 나누고 할머니는 어디론가 가셨다.
가시는 곳을 물어보고 싶었지만 겁도나고 에라 모르겠다며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여친에게 전화를 걸고 이런저런 말도 안되는 말을 하며 헤어지자고 했다..
꼬박 일주일을 칩거하며 지냈다.. 머리도 안감고 세수도 안 했다.
방안에서 미드 일드 한드 닥치는 대로 보고 전화도 계속 꺼 놨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녀에게 연락은 오지 않았다.
그리고 작년 가을 나는 전 여자친구의 사망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불쌍한 사람...장례식장이 어딘지 들어서 알았지만 죄스런 마음에 가지 못했다.
나 한몸 살기위해 여자를 버린것 같아 내가 초라했고 한없이 싫었다.
그 일을 겪고 나는 몇가지 의문이 생겼다. 그리고 이 참에 그 의문을 풀어보고자 한다.
첫째는 내가 본 보라색 저고리의 할머니는 정말 둘째할머니인가? 하는 점이다.
내가 그분의 손을 잡았을때 거칠었으되 그건 사람의 손이었고 온기가 느껴졌다.
할머니는 빙의 하신걸까? 나를 만나기 위해 잠깐 남의 몸을 빌렸을까? 아니면 그 몸에 지금도 거하고 계실까?
만약 할머니가 아직 있다면 방방곡곡을 뒤져서라도 할머니를 찾고 싶다.
두번째는 나의 전 여자친구에 관한 건데 그 친구는 과연 무슨병이 있을까?
나와 함께 있을때 먹었던 약은 무엇이며 아버지가 영주에서 농사일 하신다는 것 외엔 집안 내력을 모르는데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 참에 여행가는 셈치고 영주를 한번 뒤져보고 싶다.
그래서 만약 풀 수 있다면 그녀의 영혼이라도 달래주고 싶다. 늦었지만 속죄의 마음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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