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녀는 여름방학에 할머니 댁에 놀러갔다.
시골의 큰 집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소녀에게 신기하고 두근두근하게 느껴졌다.
그 날 소녀는 2살 연상의 사촌 언니와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다.
먼저 술래는 사촌언니.
"이제 됐니~?"
"아니~~"
숨을 곳을 곰곰히 생각하던 소녀는 생각 끝에 안방 이불 안으로 재빨리 숨었다.
"이제 됐니~?"
"이제 됐어~"
그녀는 숨을 죽이고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사촌언니의 가벼운 발소리가 점점 귀에 들려왔다.
발소리는 가까워졌다가 멀어지고..
멀어졌다가 가까워지길 반복했다.
잠시 후 , 언니의 발소리가 더 가까이 들려왔다.
아무래도 안방으로 찾으러 온 모양이였다.
"보이네~
빨리 나와~"
소녀를 발견한 듯 사촌언니가 말했다.
하지만 소녀는 가만히 있었다.
전에도 이 말에 속아서 걸리지도 않았는데도 제 발로 나왔기 때문이다.
"빨리 나와~~"
소녀는 계속 사촌 언니의 말을 무시하고 있었다.
"빨리 나와! 찾았는데도 계속 그러면 나 화낸다!"
사촌언니는 어느새 화난 어조로 말하고 있었다.
그런 사촌 언니를 계속 무시할 수 없어서 슬그머니 밖을 보았는데,
사촌 언니는 안방 장롱을 살짝 열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안에 있는거 아는데도 그러네!
정말 말 안듣는다니까!"
사촌 언니는 장롱 안에 손을 넣어 뭔가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이상한 생각이 든 소녀는 이불에서 나와 외쳤다.
"언니!
지금 뭐해!"
언니는 당황한 표정으로 소녀를 보더니 비명을 지르며 다급히 장롱에서 손을 뺐다.
그리고는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부..분명..장롱 안에 누가 잇었어..
분명 손을 잡았단 말이야.."
언니는 그 손을 나라고 생각해서 잡았던 것이다.
저녁에 어른들이 오셔서 장롱 안을 보셨지만
장롱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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