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고 버튼을 눌렀는데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원하는 층에 도착하지 못했다면 층의 숫자를 확인하세요.
비정상적인 숫자를 넘어가고 있다면 당신은 거부된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겁니다.
아래의 규칙서는 그런 상황을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1. 당신의 세계가 거부한 엘리베이터입니다.
그러니 당신을 승객으로 인정하지 않을 겁니다. 승객만이 가고 싶은 층을 정할 수 있으니 층수 버튼을 건드리지 마세요.
그럴 경우 엘리베이터는 아무것도 없는 공허에서 문을 열어줄 것이며, 당신이 그 곳에서 내릴 때까지 움직이지도 않을 겁니다.
2. 누를 수 있는 버튼은 열림 버튼, 닫힘 버튼, 비상버튼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도움을 요청하려고 비상버튼을 누르지 마세요. 관리자 입장에서 엘리베이터는 지극히 정상 운행 중이며 허위신고는 언제나 그의 화만 돋웠습니다.
3. 엘리베이터는 수많은 세계와 장소를 오르내립니다.
아무도 부르지 않은 층에서 열리기도 하지만 승객이 탑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단에 각 층의 간단한 외관과 대처법을 작성했습니다.
3-1: 311층은 초록색 조명이 비춰지는 어두운 지하 주차장입니다.
문이 열리는 순간부터 행색이 꾀죄죄하고 야윈 사람이 미친 듯이 달려올 테니 닫힘 버튼을 누르세요.
그 또한 승객이 아닙니다. 엘리베이터가 승객이 아닌 인원의 탑승을 허용하는 건 최대 1인이며, 탑승하게 놔두면 한 명이 내리기 전까지는 멈출 겁니다.
그 사람은 내리고 싶지 않을 거고 당신도 마찬가지겠죠.
3-2: 423층은 텅 빈 흰색 복도입니다.
문이 열렸다가 자동으로 닫히려 할 때 "잠시만요!" 하는 소리가 들리면 열림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세요. 승객이 도착하면 당신에게 감사인사를 건네고 431층에서 내릴 겁니다.
기다리는 시간은 최소 10초부터 최대 9시간까지 다양합니다. 중간에 손가락이 아프다고 엘리베이터 틈새에 팔이나 다리를 걸쳐서 멈춰두려는 행위는 권장하지 않으며, 승객을 기다리지 않고 먼저 떠나면 엘리베이터는 추락합니다.
3-3: 600층부터는 초고층 아파트가 시작되며 언제나 택배 상자를 든 기사 한 명이 탑승합니다.
기사는 601~665층 사이의 버튼들을 누르며 각 세대에 상자를 던져놓습니다. 650층 정도가 되면 얼마 안 남은 상자들의 운송장을 슬쩍 확인하세요.
그런 일은 드물지만, 666층으로 표기된 상자가 보일 경우 기사가 다른 층에 멈춰 상자를 던질 때 해당 상자를 몰래 엘리베이터의 거울 속으로 던져 없애세요. 성공할 경우 어떠한 불상사도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3-4: 당신의 심장 박동이 갑자기 귀에 들릴 정도로 커진다면 798층에 도착한 겁니다.
해당 층부터 모든 액체는 매우 높은 점도를 띄게 됩니다. 당신의 혈액도 일시적으로 그렇게 될 겁니다. 심장이 세차게 뛰는 이유는 단순히 끈적해진 혈액을 더 애써서 퍼나르기 위함이니 신경쓰지 마세요. 알 수 없는 이유로 건강상의 문제도 없으니까요.
798층부터 899층은 한 생물 연구소 건물입니다. 그 곳의 연구원들은 겉보기에는 인간과 똑같습니다. 일상복과 거리가 먼 차림일 경우 외부인이냐고 물을 수는 있는데, 그냥 '881층에서 생동성 아르바이트를 하러 왔습니다' 라고 대답하세요.
귀 밝고 친절한 몇몇은 당신의 심장 소리를 듣고 걱정할 겁니다. 여기서 꾀병을 부리는 행위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부정맥이라던지, 그런 이유로 괴로운 체를 하며 엘리베이터를 잡고 있을 테니 물 한 컵만 가져다 달라고 요청하세요.
연구원이 물을 종이컵에 급히 들고 오면 마시는 시늉만 한 뒤 괜찮아졌다고 하고 계속 올라가면 됩니다. 수상한 외부인으로 의심을 샀거나, 연구원이 직접 생동성 아르바이트 장소까지 안내해 주거나, 당신을 걱정해서 의료 인력을 불러오는 일만 없으면 문제없을 겁니다.
해당 사태를 어떻게든 막으세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798층부터 899층은 생물 연구소 건물입니다.
3-5: 900층은 무성한 열대우림의 한복판입니다.
종이컵의 끈적이는 물을 양 손바닥과 신발 밑창에 골고루 바르고 거미처럼 엘리베이터 천장에 올라가세요.
최대한 바짝 붙는 것이 좋습니다. 대략 2~3분 뒤 거대한 손 하나가 엘리베이터 안에 들어왔다 바로 나가거든요. 그것은 천장을 더듬을 생각까지 못 하니 괜찮을 겁니다.
그렇게 지능 낮은 생물이 어쩌다가 조그만 버튼을 누르면 문이 열리며 먹이가 온다는 사실을 터득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4. 1000층이 되기 전까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세요.
랜덤하게 멈추는 수많은 층들 중 당신의 세상에 속한 층을 찾으면 됩니다. 인생에서 단 한 번이라도 평범한 엘리베이터로 어딘가에 간 적이 있다면 그 곳들 중 하나일 겁니다.
정 찾지 못하겠다면 앞서 열거한 층을 제외하고 그냥 괜찮아 보이는 층에서 내리세요. 영영 그 세상에서 살아야겠지만, 1000층에 도달하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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