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좀 열어줘 / 무서운 이야기

제가 대학에 입학해 혼자 살 때의 일입니다.
당시 제가 살던 집은 1인실이 늘어서 있는 2층짜리 흔한 구조의 학생용 임대 빌라였습니다.
건축 연수는 오래된 편.
솔직히 공인중개사한테 소개받았을 때부터 인상이 별로 좋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뒤늦게 방을 알아보다 보니 입학할 때까지 시간이 없었습니다.
뒷바라지해주신 아버지와 상의한 결과, 어쩔 수 없이 그 빌라로 정했습니다.
저는 도로를 접한 2층 맨 끝 집으로 입주했습니다.
방을 정하고 나서는 서둘러 이사를 마치고 곧바로 입학식을 맞이했습니다.
한동안 낯선 대학과 도시에서 혼자 사느라 힘들었지만, 이사한 지 한 달 정도 지나니 생활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어느 날 자전거를 타고 집에 온 뒤 부지 뒤편을 통해 공동 복도로 들어갔을 때였습니다.
쿵!!
갑자기 복도 끝에 있는 집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1층의 도로 반대편에 있는, 즉 우리 집에서 정반대 편에 있는 집이었습니다.
뭐지 싶어 그 집에 다가갔더니 이번에는 집 안에서 온 힘을 다해 문을 두드리는 듯한 “쿵쿵쿵쿵” 소리가 계속 들렸습니다.
문고리는 달그락거리며 난폭하게 움직였습니다.
뭐 하는 걸까 수상히 여기며 보고 있었는데, 집 안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어이, 거기 누구 있지!? 문이 안 열려. 밖에서 문 좀 열어줘!!"
다급하고 초조해하는 느낌의 낮은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내버려 두었어야 했는데.
저는 그만 말을 걸어 버렸습니다.
"무슨 일이세요?"
"문이 안 열려! 밖에서 어떻게 좀 해줄 수 없어?!"
"뭘 어떻게 해드려야 될지…”
그 말을 듣고 문을 살펴보았지만, 문을 여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은 특별히 없었습니다.
문손잡이도 정상인데다가 애초에 안에서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것도 이상했습니다.
"저기, 이쪽에는 뭐 잘못된 건 안 보이는데요?"
"설마 그럴 리가, 문이 안 열린다고!! 문 좀 열어줘!!"
그 남자는 대화 중에도 문손잡이를 철컥거리며 문을 쿵쿵 두드렸습니다.
사실,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이 집에 아무도 살지 않는다는 것을요.
빌라를 소개받았을 때 공인중개사에게 어떤 방이 비어 있는지 물어봤더니 이 방이 비어 있다고 했습니다.
위치가 안 좋은지 집안이 어둑어둑해서 이 집은 마음에 안 든다고 생각했었죠.
그래서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는 겁니다.
게다가 방금 부지 뒤편을 막 지나갔을 때.
저는 창문을 통해 그 집이 비어 있는 것을 제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커튼이 없어서 창문으로 실내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가구 하나 없고, 출입을 방해할 만한 물건도 없는 텅 빈 방이었습니다.
"어이, 문 좀 열어줘!! 거기 누구 있잖아!? 이 문 좀 열어달라고!!"
계속해서 들리는 목소리와 문 두드리는 소리에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도망쳤습니다.
집에 돌아갈 생각조차 들지 않았습니다.
그날은 24시간 영업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밤을 새웠습니다.
결국 아버지에게 빌고 빌어 이사 비용을 받은 저는 입주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빌라를 나가기로 했습니다.
그 집 안에 있던 것은 뭐였을까요?
도둑이라고 하기에는 보통 빈집에 침입하지는 않으니까요…
그때 문을 열었다면 저는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요?
어쩌면 뭔가 사정이 있는 방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조사할 용기도 없습니다.
그래도 뭐 상관없긴 합니다.
알고 싶지도 않고 관여하고 싶지도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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