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괴담

2ch 주워온 돌 / 레전드 공포 이야기

JINSEE 2022. 11. 2. 11:00

 

 

6년 전 겨울. 12월 27일인가 28일이었던가.

 

 

그날 나는 직장의 연말 대청소를 끝낸 뒤

 

대형 쓰레기나 잡지 등을 버리기 위해 쓰레기장에 갔다.

 

그때, 문득 시선 끝에서 무언가가 보였다.

 

 

오동나무 재질의,

 

어쩐지 낡아보이는 상자가 버려져 있었다.

 

괜시리 내용물이 신경 쓰여서 뚜껑을 열어 보니,

 

흰색인 얇은 종이에 몇 겹이나 감싸여진 예쁜 파란색의 돌로 만들어진 옥이 들어있었다

 

굉장한 걸 주웠다! 비싸게 팔 수 있는 걸지도! 라고

 

생각한 난 쓰레기 더미에서 그 상자와 돌을 가져가기로 했다.

 

 

밤.

 

집에 돌아와 방에 장식하려고 바닥에 두고 있었던 상자를 들어올리니, 낮에 들었을 때보다도 더 무겁게 느껴졌다.

 

엥? 하며 상자 속의 돌을 꺼내려고 한 그 순간, 찌릿이라고 해야 하나 파직하고 정전기? 같은 충격이 손에서 느껴졌다.

 

그땐 정전기라고만 생각했다.

 

 

반사적으로 손을 빼내고 다시 한 번 더 돌을 만지니, 정전기는 없었지만 어쩐지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꺼내보니 파랑에 가까웠던 돌은 새까맣게 되어 있었다.

 

낮에 밝은 곳에서 보는 거랑, 굳이 따지자면 어두움에 가까운 방의 백열등 아래에서 보는 거랑은 보이는 게 다른 건가 했다.

 

그렇게 생각하며 돌을 손에 들고 빛쪽으로 갖다대자 휴대전화의 벨소리가 들렸다. 발신자는 오래간만인 친구 A였다.

 

 

 

"근처의 바에서 마시고 있는데 올래?"

 

 

 

별일이 다 있네. 그 녀석이랑 마신 적이 있었나?

 

하지만 그리움이 이겨서 응하기로 하고 바이크로 5~6분 정도에 있는 바를 향해 갔다.

 

11시 정도부터 마셔서 새벽 3시 정도까지 그리운 이야기랑 바보 같은 이야기로 흥겨워했다. 둘 다 꽤나 취해 있었다.

 

 

돌아가려 할 때 A가 "역시 오늘 널 부르길 잘했어. 오늘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놀자"라고 하길래 "당연하지! 언제라도 불러, 불러."라고 대답한 뒤 헤어졌다.

 

 

취해 있었지만 그때의 대화는 어째서인가 선명하게 기억했다.

 

 

그 뒤 바이크로 집에 돌아오긴 했는데 어떻게 돌아왔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경찰분들에겐 죄송합니다. 집에 돌아온 게 기적일지도)

 

 

집에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침대에 들어가 잔 것 같았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옷은 그대로, 가방도 어깨에 멘 채로, 어째서인가 바지만은 벗은 상태였다.

 

왜 그랬지 하고 바지를 집어들어보니, 무릎에서부터 아래가 새까맣다고 해야 하나 찐한 검정색으로 젖어있었다.

 

마치 진흙탕에 빠진 것처럼. 하지만 냄새는 딱히 안났던 거 같다.

 

우와, 하고 바지를 놓았다.

 

그러다 곧 바이크를 운전하다가 넘어져서 진흙탕이나 어딘가에 떨어졌었나? 하고 몸에 이상이 없나 찾아보았다.

 

 

 

이상한 곳은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오른쪽 손(팔부터 어깨까지)이 올라가지 않았다.

 

 

예를 들자면 쇄골의 틈에 신경이 지나다니는 곳을 굉장한 힘으로 누르고 있는 느낌.

 

억지로 들어올리려고 하면 격통이 어깨에서부터 아래까지 전해졌다.

 

이상하게 자서 그런가 하며 이번엔 주차장에 바이크를 보러 갔다.

 

 

바이크는 멀쩡했다. 그렇다는 건 넘어진 게 아닐 터. 하지만 아팠다.

 

부모님에게 말해보니 "병원에 가봐"라고 하시길래 자전거를 타고(한손 운전) 구급 병원에.

렌트겐이나 MRI 등의 검사를 해보았지만 이상한 곳은 전혀 없었다.

 

 

의사도 나에게 "정말로 아파요? 안올라가요?"라고 물었지만 아픈 건 아픈 거고 안올라가는 건 안올라가는 거다. 덕분에 약간의 입씨름이 있었다.

 

 

집에 돌아온 뒤 누나의 "뭔가에 씌인 거 아냐?"라는 한마디에 괜히 어제 주워 온 돌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최근 달라진 일이 있다면 어제 돌을 주워온 것 정도였다.

 

그런 유령이라든가 초자연현상 같은 건 전혀 믿지 않았지만 어쩐지 돌이 너무나도 신경 쓰였다.

 

서둘러 방으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동안 어째서인가 이 아픔은 돌의 탓이라고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감이란 녀석일까.

 

 

책상 위의 돌은 투명한 검정?이 되었고 안은 새빨갛게 되어 있엇다. 그걸 보니 등골이 오싹해졌다.

 

누나에게 이 일을 말하려고 방에서 나가려고 하니 몸이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다리가 움직여지지 않아. 가위인가? 이게? 그건 자고 있을 때 있는 일이잖아?

 

 

처음 겪어보는 가위에 초조해졌다.

 

그때 갑자기, "역시 오늘 널 부르길 잘했어. 오늘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놀자"라는 A의 목소리가 들렸다.

 

들렸다고 해야 하나, 머릿속에서 울렸다. 몇 번이고 말이 뱅글 뱅글 돌았다.

 

그러는 동안 뭔가 멍~해졌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난 방바닥에서 자고 있었다.

 

 

시간은 벌써 저녁이 되어 있었다. 꿈인가? 뭐가 어떻게 된 거지.

 

 

 

곧바로 책상 위의 돌을 보았다. 새까만 색이었다. 어젯밤과 똑같다.

 

어쩐지 확 무서워져서 그 돌을 처분하기로 했다.

 

가족과의 저녁 식사 때 낮의 일은 말하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제대로 된 대답이 돌아올 리도 없으니까.

 

대화는 TV의 연말 특별 방송의 이야기 정도밖에 없었던 거 같았다.

 

저녁 식사 후 곧바로 방에 돌아와서 돌을 어떻게 할까 생각했다. 어쨌든 여기에 놔둘 수는 없다.

 

원래 장소에 버리러 가거나, 적당한 곳에 버리거나.

 

왜인지 원래 장소에 되돌려 놓는 게(버리기) 좋다고 판단되어 내일 직장 건물에 있는 쓰레기장에 가기로 했다.

 

새까만 돌을 상자에 넣고, 목욕을 마친 뒤 이제 잘까 하려던 차에 집의 전화가 울렸다. 친구 A였다.

 

 

 

"오늘 내가 심심해서 그러는데 ㅇㅇ(어제 갔던 바의 이름)에서 마시자"

 

 

 

야, 야. 어제도 마셨잖아 라고 생각하면서도 뭐 별로 할 것도 없어서 자려고 했던 때라 OK했다.

 

 

 

"너도 꽤나 한가하구나. 근데 나 오늘 일어났을 때부터 오른손이 안들어지거든. 바이크로는 못가니까 자전거로 갈게."

 

"진짜? 다쳤냐? 원인은 뭔데! 괜찮은 거냐? 그거 참 안됐네. 그럼 다음에 마시자"

 

"괜찮아, 갈 수 있으니까"

 

 

 

못갈 거리도 아니고, 한쪽 팔만 쓰는 것도 좀 익숙해지기 시작했던 터라 문제없이 도착.

 

연말이라서 그런가 바에 손님은 A밖에 없었다.

 

 

제일 먼저 내가 "근데 그러고 보니 너 왜 집 전화로 전화했어? 휴대폰에 전화해줬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하니

 

 

 

"오랜만~ 건강했냐? 아니지, 팔 안올라간다며. 집 전화는 내가 니 옛날 번호밖에 모르니까 그렇지."

 

"바보냐, 뭔 소릴 하는 거야. 오늘 새벽에 헤어졌잖아. 오늘. 아직도 취해있냐?"

 

"오늘? 뭐라는 거야? 오늘 만났을 리가 없잖아."

 

"어제부터 오늘까지란 의미야. 됐다 됐어! 어쨌든 한손으로 자전거 운전하고 왔으니까 맥주 정도는 마시게 해줘라."

 

"뭐냐. 오랜만에 만났더니 엄청 기분 나빠졌네, 너."

 

"옷! 어쨌든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수고했다-!"

 

 

 

 

건배.

 

 

 

 

"그보다 난 어제 어떻게 돌아갔는지 전혀 기억 못하는데 넌 잘 돌아갔냐?"

 

"너 아까부터 뭔 기분 나쁜 말을 하는 거야? 미쳤냐?"

 

"ㅇㅇ씨(바의 마스터 이름)! 어제 저랑 이 녀석 여기 왔었죠!"

 

"아니, 둘 다 어제 안왔는데."

 

 

 

신경 쓰여서 휴대폰의 통화 기록을 보았다. 어제의 착신은 3건. 그 중에 A의 이름은 어째서인가 없었다.

 

아니 그보다 마스터가 그때 있었나? 하고 자문자답.

 

 

 

"아~아. 이 녀석의 거짓말 너무 티나죠~."

 

"아니...거짓말이 아니라니깐."

 

 

 

난 어제의 상황을 떠올리려고 했지만 왜인지 도저히 기억나지 않았다.

 

간신히 기억하고 있는 "역시 오늘 널 부르길 잘했어. 오늘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놀자"라는 말을 해봤더니

 

 

"난 그런 말 한 적 없어. 꿈 아냐? 그거 꿈일 걸. 맞어, 꿈이야, 꿈."

 

"아니 그런 게 아니라니깐. 근데 전혀 생각나질 않네. 왜지?"

 

"너 한 번 병원에 가보는 게 어때? 기억이 없다니 뭔가 무서운데."

 

"잠깐 기다려봐. 그럼 니가 말한 게 진짜라면..."

 

"난 니 폰 번호도 모르고 어제 너랑 마신 적도 없어. 애초에 이 동네에 있지도 않았거든. 증거도 있어."

 

 

 

그렇게 말하며 A는 다른 시에 있는 호텔의 영수증을 보여주었다. 날짜는 오늘 오전 체크아웃.

 

 

어떻게 된 거야? 이거. 내 머리가 어떻게 되어버린 건가?

 

정리되지 않는 머리에 내가 아악-! 기억 안나! 하고 괴로워하고 있던 그때, A가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

 

 

 

"잠깐 진지하게 들어줬으면 하는 게 있는데."

 

 

 

A는 조금 쓸쓸한 듯한 분위기로 말을 이었다.

 

 

 

"어제 말야, ㅇㅇ(A의 남동생)가 죽은 날이었잖아? 그래서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꿈에 너네가 나왔어.

그래서 그리워졌달까 뭐 이따 말할 거긴 한데, 어쨌든 너랑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어.

동생이 죽은 지 5년이나 지났으니까 넌 잊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옛날엔 잘 놀았잖아. 사고 치면서.

그날 나, 왜인지 동생이 죽을 걸 알고 있었어. 지나간 일이라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어째선가 난 옛날부터 아는 사람의 꿈을 며칠동안 계속 볼 때가 있거든. 처음엔 흑백이지만 도중부터 갈색이랄까 새빨갛게 변해가.

그후 그 사람에겐 그리 좋지 못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다친다거나, 죽는다거나...

그래서 동생이 죽었을 때도, 1주일 정도 전부터 그런 꿈을 꿔서 우연일지도 모르겠지만 동생 때도 새빨갛게 되었거든.

그러고 난 뒤 동생은 죽어버렸고."

 

 

"죽는 걸 안다고? 그럴 리 없잖아! 너도 거짓말은 좀 제대로 된 걸로 쳐라! 말해두지만 내 껀 거짓말이 아냐!"

 

 

"아니, 죽을 때를 아는 사람이 있긴 한 모양이야.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도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었어. 그 사람의 어머니도 그런 사람이었고. 뭐 내가 그런 건지 아닌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결과는 그랬어."

 

 

"됐고. 그래서? 그 죽는 걸 알게 되는 꿈이라니."

 

 

"응. 어제 꿨어. 갑자기 3분의 1 정도가 새빨갛게 되더라구. 솔직히 이런 건 처음이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니 일단 널 만나러 온 거야.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어디 초원 같은 곳에 너랑 내 동생이 있고 그 풀처럼 흔들거리는 지면이 새빨간 색이었어. 마침 딱 이 정도려나."

 

 

 

A는 그렇게 말하고 무릎부터 아래를 가리켰다.

 

 

 

"원래 빨간 꿈을 꿀 땐 흑백에서부터 점점 천천히 변하는데 갑자기 빨갛게 된 건 본 적이 없으니까 깜짝 놀랐어."

 

"내가 어떻게 될지도 모른단 거? 이 팔인가?"

 

"그건 나도 잘 몰라.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죽을지도 모른다고?"

 

"그건 잘 몰라."

 

"근데 말야, 갑자기 그런 소릴 들어도 그리 쉽게 믿을 리가 없잖아!"

 

 

 

그렇게 대화를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자니 A가 울 것 같은 얼굴로 말했다.

 

 

"그 꿈에 말야, 나도 있었어."

 

"나랑 니 동생이 아니라? 첨엔 그런 말 없었잖아."

 

"말하면 죽는 게 아닌가 해서 말하지 못했어."

 

"그러냐. 난 죽어도 되고? 너 진짜 못됐다."

 

"꼭 죽는다곤 할 수 없어. 그냥 꿈이고."

 

"맞어, 그냥 꿈 가지고 오버하지 마. 장난 아니니까."

 

 

 

실은 무척이나 무서웠다. 그저 A의 나쁜 꿈을 웃으며 넘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건 웃을 수 없는 일이란 걸 깨달았다.

 

 

오늘 아침에 본 바지!

 

 

머릿속이 엉망진창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어제 난 A랑 만났나? 만나지 않았다면 대체 누구랑 만난 거지?

아니 그보다 어디에 갔던 거야? A가 아닌 A하고?

 

 

폰 번호도 모르고, 바에도 오지 않았다.

 

A가 본 빨간 꿈, 무릎부터 아래가 빨갛게 물드는 꿈, 오늘 아침 본 무릎부터 아래까지 새까맣게 젖어 있던 바지.

 

 

그런 사실이 한 번에 떠올라서 두통과 함께 이명이 들렸다. 그리 취하진 않았던 거 같다.

 

지금은 아무 것도 생각할 수가 없었다. 무리다, 난 이제 간다고 하자 A가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난 거절했다. 어쩐지 나쁜 기분이 들었으니까.

 

A와 난 바에서 나왔다. A는 아직 뭔가 더 말하고 싶은 듯 했지만 나는 무시하고 자전거에 탔다.

 

마지막에 A는 "조심해서 들어가라"고 말했다. 나는 "남말할 처지냐"라고 말했다.

 

웃으며 받아칠 줄 알았던 A는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난 당황해서 시선을 피했다. 뭔지 모르겠지만 나쁜 기분이 들었다.

 

 

자전거를 한손으로 운전하며 집에 도착.

 

도착하자마자 누군가가 내 등을 툭하고 밀었다. 그 직후 휴대폰에 전화가 왔고, 내가 뒤를 돌아봤을 땐 아무도 없었다.

 

내 폰에 전화를 건 사람은 A였다.

 

 

 

"뭐야? 무슨 일인데?"

 

"뭐하고 있나 해서."

 

 

 

몹시도 밝은 목소리에 아까 그건 거짓말이었단 걸 직감했다. 이게 장난을 쳐? A에게 뭐라 따지고 싶었다.

 

 

 

"뭐가 '뭐하고 있나 해서'냐?"

 

"괜찮냐? 어제 엄청 취했잖아. 우리 둘 다."

 

"어, 응....그래서?"

 

"잘 돌아갔나 해서."

 

 

 

뭔가 다르다. 이번엔 다르단 걸 깨달았다. 나는 아까 만난 A가 아니란 걸 알아챘다.

 

분위기라고 해야 하나? 공기 같은 게 다르단 기분이 들었다..

 

 

 

"너 뭔 말하는 거냐? ....너 말야.....A?"

 

"...마중 나갈까?"

 

"안와도 돼, 안와도 돼!"

 

"맞이하러 갈까!?"

 

"오지 마! 오지 마!"

 

 

 

폰으로 얘기하고 있을 터인데 도중부터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뱅글 뱅글 돌았다. (낮에 그랬듯이) 아마, 기절했던 것 같다.

 

아침에 현관문 안쪽 근처에서 자고 있던 나를 깨우며 어머니가 한마디 하셨다.

 

 

 

"너 그 나이 먹고 자면서 오줌을 싼 거야?"

 

 

 

검정색 바지가 허리 부근부터 아래로 잔뜩 젖어있었다. 냄새는 없었다.

 

폰의 통화 기록을 보았다. A의 이름은 역시라고 해야 할까 없었다.

 

 

그날 늦은 낮쯤에 난 직장에 있는 쓰레기장에 갔다.

 

한손으로 자전거를 운전하며 역까지 가고 지하철을 탄 뒤, 직장의 쓰레기장을 향했다.

 

돌은 상자째로 건물의 쓰레기장에 버리기로 했다.

 

마지막에 무섭지만 궁금해서 상자 안을 본 나는 기겁해서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돌은 깨져서 2개가 되어 있었다.

 

 

색은 바깥쪽이 새까만 색이었고 안은 새빨갛게 되어 있었다.

 

엄청나게 무서웠다. 손이 굉장히 떨리기 시작했고 멈추질 않았다.

 

처음 이 시간대에 발견했을 땐 파란끼가 돌았는데 말이지...

 

너무나도 무서운 바람에 혼란스러워져서 그런 걸 생각할 정도였다.

 

 

갑자기 떨림이 멈췄다. 몸이 꽤나 차가워졌다.

 

돌이 들어 있는 상자를 쓰레기장에 놔두고 역까지 빠른 걸음으로 갔다.

 

 

역까지 가긴 갔는데 돌을 버렸단 해방감? 이 있어도 뭔가 후련하지 않아서 평소엔 해본 적도 없는 파칭코를 하러 갔다.

 

멍하니 구슬을 치니까 다른 쓸데없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날은 저물어 있었고 돈은 거의 다 잃은 상태였다.

 

 

밤. 집에 돌아와 저녁밥을 먹고 목욕을 하던 중, 저녁 때부터 볼일이 있어 외출하셨던 어머니가 돌아오셨다.

 

 

 

 

"너 어딜 싸돌아 다닌 거야! 몇 번이나 전화해도 받질 않고! 부재중 음성 듣지 않았어? 너 A군이라고 알지? 걔 죽었다더라. 전화로 A군의 엄마가 전화 한통 달라 하던데."

 

 

 

A가? 그럴 리가! 라고 생각하면서 A의 집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ㅇㅇ(내 이름)라고 하는데요."

 

"아...ㅇㅇ군....잠깐 지금 정신이 없거든. 잠깐만 기다려. 전화 바꿔줄게."

 

 

 

뭔가 전화 너머에서 웅성 웅성하는 소리가 들렸다.

 

 

 

A의 어머니 "ㅇㅇ군? A가...."

 

 

"어머니에게 들었습니다. 지금부터 그쪽으로 갈게요."

 

"아니, 장례식 밤새는 건 좀 더 나중이니까. 오늘은 됐고 내일 와도 돼. 본인도 없으니까."

 

"아뇨, 오늘인 편이 좋습니다. 실은 저 어제 A랑 만났거든요."

 

"아마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 그럼 조심해서 오렴."

 

 

 

 

전화를 끊자마자 곧바로 택시를 잡고 A의 집으로 갔다. 옛날엔 종종 가던 곳이다.

 

A의 집에 도착하자 A의 어머님이 "보여주고 싶은 게 있으니까"라며 A의 방까지 안내해주셨다. 방문을 열자 조금 나쁜 느낌이 들었다.

 

유리로 된 책상엔 낙서장? 도화지가 달랑 놓아져 있었고, A의 어머님이 "그거 열어봐"라고 하셨다.

 

안에 써있던 건, 나와 A의 어머님께 보내는 편지였다. 내용은 이런 느낌(모든 내용을 다 쓴 건 아닙니다.)

 

 

---------

 

 

엄마에게

 

엄마, 이걸 보면 ㅇㅇ에게 전화해서 이걸 읽게 해줘. 반드시!

 

 

 

ㅇㅇ에게

 

어젠 이상한 말을 해서 미안했다.

 

하지만 너도 꽤나 이상한 말을 했어. 나랑 만났다든가, 꽤 기분 나쁜 말을 했지.

 

그래서 꿈의 내용 말인데, 그 후로 집에 돌아와서 본 건 하반신 전부가 빨간 거였어.

 

그 후 천천히 점점 목 부근까지 빨갛게 되어 갔어. 물론 나도 그랬고.

 

신경 쓰이는 게 있었는데, 넌 까만색의 뭔가를 가지고 있었고 그 주변이 이상할 정도로 새빨간 색이었어.

 

뭔가의 덩어리 같은 것. 거기까지밖에 모르겠다.

 

 

오늘은 내 동생이 죽은 날이지만, 어쩌면 내가 죽은 날도 될 거 같아.

 

바보 같은 소리지만.

 

우리들 생일도 같잖아.

 

엄마에겐 미안하지만 먼저 갈지도 모르니까 미리 말해둘게. 낳아줘서 고마워요.

 

뭘까 이건. 이렇게, 잡아당겨지는 느낌. 최근 뭔가에 잡아 당겨지는 느낌이 들어.

 

 

---------

 

 

 

편지는 여기까지밖에 적혀있지 않았다. 후반은 약간 유언? 같은 걸로 되어 있었다.

 

죽는 걸 알고 있었는지 어땠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A의 어머님은 차라도 가지고 온다며 부엌으로 가셨다.

 

 

그러는 동안, 편지 말고는 아무 것도 적혀 있지 않은 낙서장을 펄럭 펄럭 넘기다 나도 모르게 손이 멈췄다.

 

거기엔 그것이 있었다. 새까맣고 커다란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었다.

 

중심은 크레파스의 새빨간 색으로 찐하게 칠해져 있었다. 몇 번이고 겹쳐 칠해서 까만색이 되어 있었다.

 

페이지의 끝자락엔 작은 글씨로 뭔가 적혀 있었다.

 

아니, 그렇다기보단 연필로 적고 지우개로 지운 느낌? 적혀 있지 않지만, 적은 흔적.

 

'찾고 있는 것'이라고.

 

그런데 누가 봐도 A의 필체와는 확연히 다른 필체였다. 확실히 말해서 지금도 제일 선명하게 기억하는 곳이다.

 

나머지는 뭐가 뭔지 모르는 소리지만...

 

 

어떤 상황이었는진 모르겠지만 A는 침대 위에서 자는 것처럼 죽었다고 한다.

 

A의 어머님이 낮이 되어도 일어나지 않는 A를 깨우려고 했더니 숨을 쉬고 있지 않았다고. 병원에 실려갔을 땐 이미 죽어있었다고 한다.

 

병원에서 옷을 벗겼을 때, "발에서 목까지 몇 개인가 빨간 색으로 부은 선 같은 게 있었다"고.

 

A는 꿈에서 깨고 곧바로 편지를 쓴 뒤, 도중에 졸음이 와서 잔 걸까.

 

돌의 일까지 포함해서 아무 것도 모르겠지만 어째선가 이 모든 게 돌을 줍고 난 뒤에 생긴 일이다.

 

돌에게 도움을 받은 걸까, 아니면 A가 날 구한 걸까? 돌과 A 사이에 뭔가 관계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후 12월 31일 밤부터 1월 2일의 아침까지 40도 정도의 고열이 났다.

 

꿈에서 몇 번이고 A가 나왔다. 뭔가 외치는 것 같았지만 뭐였는지 모르겠다.

 

쓰레기장에도 가보았지만 돌은 이미 없어져 있었다.

 

내 팔은 정월이 끝날 때쯤인 1월 5일(아마)에 갑자기 올릴 수 있게 됐다. 그 이후로는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

 

 

A의 어머님으로부터 나중에 들은 얘긴데 우연히도, 동생이 죽었을 때도 그랬던 거 같다고 하셨다.

 

A의 사인은 자살이 아닌가 했지만 심부전 같은 걸로 된 것 같다(꽤나 괴사라고 생각하지만)

 

 

그래서 A 어머님에게 경찰 관계자가 와서 얘기(사정 청취)를 하고 갔다던데 외상(부은 선은 어째선가 금방 나아졌다 한다)이나 약물(독?)의 반응도 없고, 살인은 아니라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A의 아버님은 A가 5살이었을 때 돌아가셨는데 아버님도 사람이 죽을 때를 아는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덧붙여 편지에 써있던 대로 A와 A의 동생은 생일 날짜가 같다.

 

그리고 나도 실은 같은 날이 생일이다.

 

 

지금도 연말이 조금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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